SK텔레콤 대리점에 고객 보상안이 안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신업계가 3분기 해킹 사고의 후폭풍으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피해 보상, 과징금 등 일회성 비용의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에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3조9497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익은 91.8% 줄었다.

유심 해킹 사고로 인한 비용 집행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SK텔레콤은 사고 이후 요금 할인,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등 약 1조원 규모의 보상안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1300억원대 과징금도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

안재민·이호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8월부터 시작한 고객 감사 패키지 보상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T멤버십 제휴 할인 확대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며 "다만 4분기부터는 원래대로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의 3분기 컨센서스 기준 매출은 6조8742억원, 영업이익 534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가입자 이탈로 약 28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새로 확보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고,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 및 비용 효율화 작업이 주효했다.

다만 4분기부터는 지난 9월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고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KT에 따르면 해당 사고로 인한 피해자는 362명, 피해 금액은 약 2억4000만원에 달한다. 이를 수습하기 위한 위약금 면제, 피해 보상안 집행 및 개보위 과징금 부과가 결정되면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 3조8916억원, 영업이익 251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 2%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으나 성장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명예퇴직 비용 집행으로 시장 기대를 밑도는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통신3사, 영업익 1조원 아래로 '뚝'…보안 역량 강화에 총력

통신3사의 3분기 합산 컨센서스는 매출이 14조7301억원, 영업이익은 829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14조9880억원)은 1.7% 감소, 영업이익은(1조2434억원) 32.8% 줄어들었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4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AI를 비롯한 비통신 사업이 차츰 성과를 내던 가운데, 잇따른 해킹 사고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용자 신뢰의 하락이다. 그간 3사는 정보보안 인프라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왔으나 연이은 사고로 보안 우려를 쉬이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각 사 CEO를 증인으로 채택, 해킹 대응 부실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강도높은 질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통신3사는 해킹 재발 방지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보안 역량 강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사고 이후 보안을 최우선 전략으로 설정하고 정보보호 조직·인력 확대, 국내외 보안 전문가와 기관 자문 프로세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T 역시 정보보안 투자를 약 1조원 늘리고, 보안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동시에 MS·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를 구축한다. LG유플러스는 CEO 직속 정보보안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보안 거버넌스 ▲보안 예방 ▲보안 대응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하는 '보안 퍼스트'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