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센터폴리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익시오(ixi-O) AI 비서'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익시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통화 중 궁금한 걸 바로 물어보세요. 앱을 열 필요도 없습니다."
LG유플러스의 이재원 컨슈머부문장(부사장)과 최현호 상무 등은 13일 서울 종로구 센터폴리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익시오(ixi-O) AI 비서'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의 음성 AI비서 '에이닷'보다 진화한 방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 상무는 "고객이 통화 중 '헤이 익시'라고 말하면 AI가 즉시 통화에 참여해 정보를 검색하고 결과를 음성과 텍스트로 동시에 알려준다"며 "통화 중 음성 명령이 가능한 사례는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이어 "LG유플러스 고객의 하루 평균 통화 중 통화 중 다른 작업을 하는 사례는 135만건에 달한다"며 "이제 통화 도중에도 AI가 대화를 인식해 필요한 정보를 바로 제공할 수 있어, 기존처럼 통화 화면을 이탈해 검색·캡처하는 과정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능은 전날(12일) 공개돼 현재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회사는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를 추진해 이용 대상을 전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원 부사장은 "LG유플러스 회원 중 익시오 이용자는 현재 100만명을 넘었다"고 했다.
■ 통화 중 AI 비서…"헤이 익시" 음성 한마디로 검색부터 공유까지
이번에 공개된 '익시오(ixi-O) AI 비서'는 통화 중 대화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친구와 통화 중 "이번 주말 날씨가 어때?"라고 묻는다면, AI가 구글 검색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고 음성으로 알려주는 동시에 상대방에게도 결과를 공유한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통화 연결 상태에서 AI 호출 ▲검색 및 핵심 요약 ▲음성과 텍스트 동시 제공 ▲상대방과의 정보 공유 등 4단계 기능을 결합했다. 통화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한 구조다.
LG유플러스의 13일 서울 종로구 센터폴리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익시오(ixi-O) AI 비서'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최현호 상무(가운데)와 구글 캐런 테오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오른쪽)이 익시오와 제미나이 연계를 소개하고 있다. 왼쪽은 익시오 시연 모습. (사진=손기호 기자)
보안도 강화됐다. 익시오 AI 비서는 온디바이스(On-device) 기반 음성 인식(STT) 기술을 적용해 호출 이전의 통화 내용은 서버에 전송하지 않는다. 호출 후 발화 내용만 검색에 활용되며 데이터는 이용자의 휴대폰에 안전하게 저장된다.
최 상무는 "지난 1년간 약 2억건의 통화를 녹음했지만 모든 데이터는 이용자 단말에 보관돼 있다"며 "AI가 이전 통화 내용을 기억해 회의 요약이나 일정 확인을 돕는 등 활용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 보이스 투 보이스(V2V), 8초 처리속도서 3초만에 '음성' 답변
이상엽 LG유플러스 CTO는 익시오의 기술적 진화를 '응답 속도와 정확성'으로 요약했다. 그는 "익시오 1.0은 요약, 2.0은 검색으로 진화했다"며 "고객은 이제 자연어로 통화 내용을 검색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 자연어 검색은 국내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 CTO는 기존 8초가 걸리던 음성→문자→검색→응답 과정(STT→LLM→서치→TTS)을 보이스 투 보이스(Voice-to-Voice) 모델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3초 이내에 음성으로 바로 답을 줄 수 있도록 제미나이 라이브 모델을 활용해 구현했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 클라우드의 최신 LLM 모델 '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초저지연 스트리밍 AI를 통해 통화 중 대화 흐름을 끊지 않고 응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구글 검색과 결합된 '그라운딩(Grounding with Google Search)' 기능으로 정보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이날 현장을 찾은 캐런 테오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은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은 공유된 비전을 가진 두 기업이 함께할 때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단일 제품을 넘어 소비자, 기업,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적 동맹"이라고 말했다.
■ 익시오 3.0은 '초개인화'로 진화…"관계 중심 AI 비서"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심플하지만 강력한 AI'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3.0 버전은 초개인화 AI로 진화한다. 이를 위해 행동과 통화 상대자와의 관계를 이해하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최현호 상무는 "익시오 3.0은 고객의 행동과 관계를 이해하고 필요한 행동을 대신 수행하는 AI로 발전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가족여행 가려는데 숙소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AI가 바로 관련 정보를 찾아 예약까지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CTO는 "AI가 이제는 개인을 넘어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며 "통화의 핵심이 연결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감정과 관계를 인식해 나를 가장 잘 아는 비서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에이전트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초개인화를 위한 sLM(소형 언어모델)로 가족·지인 관계를 학습시키고 근거 기반 AI 검색으로 신뢰도를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익시오 2.0' 공개는 LG유플러스 AI 전략 중 '맞춤 지능' 단계로 전환했음을 알린 셈이다. 회사는 올해 초 MWC에서 공개한 4A 인텔리전스(Assured→Adaptive→Accompanied→Altruistic) 단계를 공개했는데, 이 중 두 번째 단계가 'Adaptive(개인 맞춤형)'이다.
이재원 부사장은 "익시오는 지난 1년간 안심할 수 있는 AI로서 신뢰를 증명했다"며 "이제는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고 삶을 편하게 만드는 맞춤형 AI로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