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원동력으로 초유동성, 초양극화, 초가속화 등 '3초현상'을 꼽았다. 이에 오천피는 종착지가 아닌 새로운 증시 지평으로 가는 중간기착지라는 것. 국내 가계자산의 증시로의 이동 기류 등을 감안할 때 중간중간 나오는 조정기는 '사야했던 구간'으로 추후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 초유동성·초양극화·초가속화 시대
하나증권은 23일 초주식시대(Hyper-Stock Era)라는 보고서를 통해 초유동성 확대, 초양극화 심화, 초가속화 등 최근의 3초 현상을 분석했다.
초유동성 확대와 관련해선 "은행을 중심으로 글로벌 레버리지 기조가 강화되고, 유동성(M2)과 본원통화(M0)간 스프레드 확대를 통해 통화승수 상승이 기대된다"면서 "미 연준의 세차례 인하 전망을 포함해 주요중앙은행의 완화 기조와 더불어 정부는 적자재정과 준-MMT성격의 재정운용(Semi-MMT),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유동성을 추가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초양극화 심화에 대해선 "유동성 확대와 인플레이션은 자산·소득 격차를 키우고, 그 과정에서 초FOMO 심리가 확산, '무엇이든 사야한다'는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초가속화 현상에 대해선 "AI 확산으로 경제·산업구조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트럼프식 정책 기조는 글로벌 공급망과 통상 질서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시간적 기회 비용이 커진 환경에서 환금성이 가장 뛰어난 자산인 주식으로 자금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결론냈다.
■ 오천피 모멘텀 '가계자산 대이동+견고한 하방+정부정책'
오천피로 향하는 모멘텀도 단단하다는 주장이다.
우선 가계자산 포트폴리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고 봤다. 또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과 더불어 배당 확대, 장기보유 인센티브 정책이 부동산에서 동산, 그중에서도 주식으로 자금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견고한 하방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두언 애널리스트는 "코스피는 글로벌 주요 대표지수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주식으로의 자금유입도 지속되고 있다"며 "강세장 조정 국면에서 해외·기관자금은 저점을 지지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며, 이후 상승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시장 기조의 정부정책 모멘텀도 중요하다. 김 애널리스트는 "정부는 개인의 자발적 가치투자를 견인하는 방향으로 제도·세제개편을 추진 중"이라며 "이에 더해 글로벌 경기 확장 국면도 이어지고 있으며 하이퍼 스케일러들의 AI 설비투자가 지속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한국수출증가는 한국 코스피 상승의 충분조건"이라고 전했다.
■ 오천피 시대 생존전략 3가지
우선 달리는 말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주도주를 사야한다는 얘기다.
김 애널리스트는 "공급부족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엔비디아발 AI투자 확대로 밸류체인에 위치한 한국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모멘텀과 주가상승 여력도 여전하다"면서 "달러약세는 아시아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며, 과거 트럼프1기에도 달러는 약세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와 코스닥 상대 강도 격차는 일부 축소되겠지만, 이는 길지 않고 연말과 연초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두번째로 주도주로 격상될 업종을 주목하라고 했다. 그는 "미국 제조업 리쇼어링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은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며 "선박(조선),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자동차 등에서 차세대 주도 업종이 도출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업종내 주도주(시세1위)가 곧 대장주(시가총액1위)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은분야는 반도체, 은행, 철강, 기계장비 등으로 봤다.
선거 모멘텀 활용 필요성도 강조했다. 2026년 한국(6월)과 미국(11월) 선거의 공통 아젠다는 단연 경제다. 한국은 규제완화와 재정확대가 핵심 이슈로 부각될 것이고, 미국은 ‘탈중국’이 정책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 제조업 생산성 둔화를 감안하면 탈중국 진행은 순탄치 않으며, 아프리카 등을 경유한 우회 수출경로는 유지될 여지가 크다"면서 "상원 의석 구조상 공화당에 불리한 선거구도속에서, ‘선관세·후협상’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경험적으로 이는 한국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었다"며 "강세장 속에서도 요철구간은 늘 존재하지만 과거 학습효과를 감안하면, 지금은 의심할 때가 아닌 레벨업하는 코스피에 올라탈 시기에 가깝다. 한단계 위로 올라서는 시장에서, 망설임은 곧 기회비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