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 (사진=넥슨)
넥슨의 신작 2종이 연달아 흥행하며 4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종적·횡적 IP 확장 전략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이달 초 선보인 신작 '메이플 키우기'는 양대 앱마켓 1위를 6일동안 유지하고 있다. 이 게임은 정식 출시 직후 발빠르게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지난 15일부터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1위에 올랐다.
'메이플 키우기'는 '메이플스토리' IP의 친숙한 세계관과 비주얼을 기반으로 한 방치형 RPG다. 방치형 특유의 간편한 성장 재미를 충실히 구현했고, 원작의 감성을 모바일 환경에서도 담아냈다. 이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를 기다려온 이용자들의 호응 속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선보인 익스트랙션 슈터 신작 '아크 레이더스'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게임은 출시 약 10일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했으며,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약 2주 동안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최고 동시접속자는 PC·콘솔 합산 70여 만명으로, 이는 지난해 '퍼스트 디센던트'의 최대 접속자(약 50만명)를 약 20만명 상회하는 수치다.
'아크 레이더스'는 '더 파이널스'를 개발한 스웨덴 소재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신작 PvPvE 익스트랙션 슈터다. 황폐화된 지구와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생존하는 '레이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크 레이더스'의 흥행은 장르 초심자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낮은 진입장벽 덕분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협동·경쟁·생존을 내세운 장르 특유의 재미, 언리얼엔진5 기반의 고퀄리티 그래픽과 실감나는 사운드가 맞물리며 높은 몰입감을 제공했고, 이에 글로벌 게이머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
'아크 레이더스' 대표 이미지. (사진=넥슨)
■ 종적·횡적 IP 전략 '성공적'…4분기 실적 훈풍 전망
앞서 넥슨은 지난해 11월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캐피털 마켓 브리핑'에서 향후 IP 운영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기존 블록버스터 IP 기반의 신작을 선보이는 종적 확장, 차세대 IP를 개발하는 횡적 확장 전략이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는 '메이플 키우기'(종적 확장), '아크 레이더스'(횡적 확장)로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넥슨은 올 초 '더 퍼스트 버서커: 카잔', '마비노기 모바일' 등을 출시하며 운영 방향성을 확고히 이어가고 있다. '카잔'은 '던파' IP 기반의 액션 RPG, '마비노기 모바일'은 '마비노기' IP를 모바일로 구현한 MMORPG다.
기존 IP의 성장도 계속되고 있다. 넥슨에 따르면 3분기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 매출은 각각 지난해 대비 61%·72% 증가했다. PC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으며, '던전앤파이터'는 오는 22일 오프라인 행사 '던파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늘려간다.
신작의 연이은 흥행으로 4분기 실적도 훈풍이 예상된다. 넥슨은 이번 3분기 실적에서 매출 1조1174억원(1187억엔), 영업익 3524억원(375억엔)으로 자체 전망치를 모두 달성했다. 여기에 4분기 '아크 레이더스' 및 '메이플 키우기'의 성과가 반영되면 전망치를 넘어 연간 최대 실적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초기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핵심 프랜차이즈와 신규 IP 모두의 성장에 가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