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첫 구조조정안 등장…대산 NCC 통합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개편이 마침내 현실 단계에 들어섰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를 신청하면서 장기 부진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업의 1호 재편안이 어떤 파급을 만들지 주목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26일 산업통상부에 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를 공동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같은 날 기업결합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회사가 내놓은 재편안의 핵심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운영 중인 NCC(나프타분해시설) 통합 운영이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하고 신설법인을 HD현대케미칼이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 후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합병법인 지분을 50:50으로 보유하는 공동법인 체제가 된다.

양사가 대산 NCC를 통합해 운영할 경우 최대 110만t 규모의 생산능력 감축이 가능하다. 장기간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붕괴된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 첫 실질적 감축 합의가 나온 셈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수와 울산에서도 재편안이 조만간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 2026년부터 공급조정 효과 본격화…‘축소·정예화’ 시대 진입

재편안은 공정위 심사와 산업부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실제 설비 감축과 통합 운영이 시작되는 시점은 2026년 전후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NCC 증설 속도가 2026년 이후 둔화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감축은 시장 회복 시점과 맞물려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 계획은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와 구조개편에 적극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 심사·승인 절차에 따라 주요 사항이 확정되는 즉시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승인 이후 양사 간 추가 협의를 통해 최적의 해법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