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폭설 때문에 전전긍긍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증이 예상되지만 보험료를 올리지 못해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 빅4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10월 75~85%를 기록하다 11월 폭설 영향으로 90%를 넘어섰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 92.8%, 현대해상 97.8%, KB손해보험 91.6%, DB손해보험 87.5% 등이었다.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은 통상 손해율 80%로 본다. 지난해 10월까지는 손익분기점이 유지됐지만 폭설 탓에 연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 것.

그럼에도 일부 손보사들은 상생금융 차원에서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선언했다.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메리츠화재가 먼저 치고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2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오는 3월 중순부터 1%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

다음날에는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하에 동참했다. 오는 4월초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삼성화재 역시 4년 연속 보험료 인하다.

DB손해보험 역시 지난 24일 개인용 자동차보험료에 한해 오는 4월초 계약부터 0.8%(평균 7000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겨울 폭설이 한 차례 더 찾아와 손보사들이 울상을 짓게 됐다. 더군다나 온 국민이 이동하는 설 연휴에 예고도 없이 찾아온 폭설이라 피해 규모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7일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 눈길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사고 신고접수가 빗발쳤다. 기상청은 28일에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적으로 최대 20cm의 폭설을 추가로 예고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잇따른 폭설로 국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되는 4년 동안 자동차 수리 시 공임비에 적용되는 정비수가는 꾸준히 상승했다”며 “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품비 및 진료수가 상승 등을 고려 시 자동차보험 손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