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업비트 제공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매도가 허용된 첫날, 월드비전이 이더리움을 팔아 후원에 활용한 첫 사례가 나왔다. 업계에선 가상자산의 기부 문화가 확산되기 위해선 기부받을 수 있는 코인 종류가 확대되고, 과세 등 관련 제도가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대표 이석우)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이 보유한 0.55이더리움(ETH)의 매도를 지원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98만원 규모다.
월드비전은 케이뱅크 법인계좌를 업비트 계정에 연결하고, 기부금으로 수취한 이더리움을 업비트 원화마켓을 통해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업비트와 월드비전이 함께한 '미래세대 Cheer UP! 기부 캠페인'에 총 5.00846135 BTC, 0.94107947 ETH의 기부금이 모금됐다. 기부 당시 환산가로는 총 6억6661만 461원이다. 여기에 업비트가 추가로 3억원을 기부하면서, 월드비전은 총 9억 6661만 461원 상당의 학교생활 필요 물품을 취약 아동 청소년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가상자산을 활용한 기부금 마련은 지난 2월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합동 발표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라 이뤄졌다. 지난 1일부터 일정한 조건을 갖춘 국내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는 현금화 목적의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해졌다.
한편 향후 가상자산의 기부 문화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기부받은 가상자산의 적절한 활용을 위해 기부 대상 가상자산을 '3개 이상 원화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으로 한정하고 있다. 또한 기부 받은 가상자산은 '수령 즉시 현금화'를 원칙으로 한다. 또한 국내 원화거래소 계정을 통한 기부·이전만이 허용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NGO 단체들이 원화로 교환이 안되는 코인들을 기부 받을 경우, 현재로서는 거래소가 거래를 지원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는 에어드롭으로 가상자산을 기부받는 경우나, 비주류 코인들의 기부 또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세금 문제도 어떻게 적용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의 2단계 후속 조치인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지원을 준비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을 올해 하반기 이후로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