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힘스앤허스(Hims & Hers)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접근성 있는 의료', '프라이버시 보장', '개인화된 헬스케어'를 내세운 이 회사는 남성 성 건강이라는 민감한 분야를 출발점으로, 온라인 진단-처방-배송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DTC(Direct-to-Consumer) 헬스케어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 이후 정신 건강, 피부 관리, 탈모, 체중 감량, 폐경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구독 기반의 셀프케어 모델로 진화했다.

이 모델은 반복 수요를 기반으로 높은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며, Hims & Hers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2025년 1분기 기준 총 가입자는 24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고, 이 중 140만 명 이상이 유료 맞춤형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월평균 매출(ARPU)은 84달러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단가 상승과 체류 기간 증가라는 두 요소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특히, AI 기반 건강 분석 시스템 'MedMatch'는 사용자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진입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구조를 구축했다. MedMatch는 비만 치료 분야에서 평균 대기 시간을 40% 이상 단축시키는 성과를 냈으며, 노보노디스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Wegovy)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했다.


2025년 1분기 실적은 이러한 전략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출은 5.8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0.20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EBITDA는 9,100만 달러로 약 3배 확대됐고, 마진율도 16%에 달했다.

사업 전략도 고도화되고 있다. AI 기반 개인화 역량 강화, 체중 감량·저테스토스테론·폐경 등 전문영역 확장, 진단 및 치료 연계 인프라 구축,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해외 시장 진출 등이 주요 축이다. 특히 체중 감량 사업은 출시 18개월 만에 핵심 사업군으로 자리잡았고, 연매출 7.2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일회성(on-demand) 모델이었던 성 건강 부문도 일일형 맞춤 관리 구독 모델로 전환 중이다. 이 분야의 구독자 비중은 2년 전 10% 미만에서 현재 약 40%로 확대됐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고객 생애가치(LTV)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다.


Hims & Hers는 2025년 연매출 가이던스로 23억~24억 달러, 조정 EBITDA 2.95억~3.35억 달러를 제시했으며, 2030년까지 매출 65억 달러, 조정 EBITDA 13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의 기반은 ▲AI 기반 맞춤형 케어 기술 ▲고마진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 ▲수직계열화된 물류·조제 인프라 ▲높은 브랜드 충성도다.

Hims & Hers가 주목한 시장은 보험 적용의 사각지대다. 성 건강, 정신 건강, 체중 감량 등은 미국 내 공·사보험 모두에서 보장 비율이 낮아 실질적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영역이다. Hims는 이 공백지대를 디지털 기술과 구독 모델로 메우며, 일상에서의 진료 경험을 가능케 했다.

경쟁사 대비 전략적 차별성도 분명하다. 질환별 단일 서비스에 집중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Hims는 자사 플랫폼 기반 직접 판매와 제휴를 통한 간접 유통이라는 이중 채널 전략을 활용하며 브랜드 파워와 확장성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궁극적으로 Hims는 단순한 진료 플랫폼을 넘어 AI 기반의 예방 중심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지향한다. 축적된 데이터와 진단 시스템, 약물 배송 인프라가 통합된 구조는 향후 웰니스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Hims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새로운 운영체제(OS)로 진화 중이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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