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사에서 파생된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들의 R&D 성과가 연이어 나오면서 자회사를 통해 R&D역량은 강화하고 부담은 줄이는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GLP-1 RA계열 비만·당뇨 경구용 신약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중간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mg 투여군에서 4주 동안 체중 감소가 평균 6.9%, 최대 11.9%로 나타났다. 기존의 GLP-1 RA 계열 약물 대비 위장 관계 부작용도 현저히 적게 나타났다.

ID110521156은 기존 주사제형 비만치료제와 달리 먹는 비만약이다. 특히 기존 주사제형 치료제보다 생산단가가 크게 저렴한 저분자 약물이며 기존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달리 유효용량 범위 전반에 걸쳐 위장관계 부작용도 현저히 적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노비아는 내년 상반기 임상 2상에 진입하기 전까지 기술이전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11월 출범한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단순 물적 분할 방식으로 R&D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독립법인이다. 유노비아는 기존 일동제약이 보유했던 주요 연구개발 자산과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토대로 사업 활동을 전개 중이다.

일동제약의 항암 신약개발 전문회사인 아이디언스는 PARP 저해제 계열의 항암 신약 '베나다파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베나다파립의 병용 요법에 관한 임상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아이디언스에 따르면 베나다파립을 활용한 병용 항암 요법 시 전이성 위암 환자에 대한 효과와 상동 재조합 결핍(HRD) 유전자 돌연변이와의 치료 효능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으며 특히 HRD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더 큰 잠재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PARP는 항암제로 인해 손상된 암세포의 DNA를 복구하는 효소로 PARP 저해제는 이 효소를 막아 암세포가 DNA 손상을 복구하지 못하게 한다. 암세포의 DNA를 억제하는 원리다.

제일약품도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신약개발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해 지난해 10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정은 24년 4분기 33억원, 25년 1분기 67억원의 처방이 되면서 출시 6개월만에 누적 처방 100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전국 100여 개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 활발히 처방되고 있으며 이번 위궤양 적응증 추가 승인으로 자큐보정의 성장세는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자큐보정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궤양 치료제 적응증을 추가로 허가받아 단독 처방이 가능한 복수 적응증 치료제 지위도 얻게 됐다.

아울러 개발중인 차세대 항암신약 ‘네수파립’은 현재까지 췌장암과 자궁내막암, 위암 등 다수 적응증에서 단독 및 병용 임상을 거치며 항암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네수파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췌장암에 대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어 현재 진행중인 임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셀트리온과 병용요법 공동연구개발 계약도 체결했다.

부광약품 역시 덴마크에 있는 신약개발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통해 파킨슨병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을 비롯해 희귀질환 치료제 CP-101, CP-301 등을 개발중이다. CP-012는 영국에서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주력 파이프라인을 CP-012로 정한 만큼 임상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지난해 미국 2상을 중단한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보다 더욱 큰 시장성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를 통해 R&D역량은 강화하고 부담은 줄이는 전략이 시간이 지날수록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신약개발 전략으로 인해 앞으로 더욱 많은 신약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