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공공택지 사업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금호건설이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올리며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했다. DL건설, 동부건설, 제일건설 등도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정부의 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사업 발주 기조와 중견사들의 설계·시공 역량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반면 신도시의 교통 핵심 인프라인 GTX 사업은 각 노선별로 잇단 일정 지연과 불확실성에 놓이면서 도시 완성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금호건설 남양주왕숙 3-2차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A-1블록 조감도. (사진=금호건설)


■ 중견사, 3기 신도시 공공택지 기회로

1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금호건설·DL건설·동부건설·제일건설 등 중견사가 3기 신도시 공공주택사업에서 수조원대 수주를 잇따라 기록 중이다.

특히 금호건설은 최근 의왕·군포·안산지구(7247억원), 남양주 왕숙지구(5986억원), 하남 교산지구(2570억원) 등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광명 학온지구(3148억원),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등에서도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올해와 지난해 합산 누적 수주액이 2조원에 근접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공공택지의 설계, 가격 경쟁 입찰 구조에 맞춘 기술력과 품질 중심의 전략이 주효했다"며 "국책사업 성격인 만큼 책임감 있게 시공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A1-1·A1-2·A1-4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조감도. (사진=금호건설)


DL건설, 동부건설, 제일건설 등도 올해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에서 광명시흥·고양 창릉 등지에서 대형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수주에 연이어 성공했다. 동부건설은 상반기 기준 누적 8000억원, 연말 수주 목표 1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제일건설은 계양 등지 시공을 맡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공공주택사업이 기술형, 설계 중심으로 바뀌면서 중견사들이 참여할 여지가 커졌다”며 “ESG 평가와 원가 절감 능력, 설계 혁신 등 분야에서 실적이 있는 업체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 GTX 예정은 많은데, 착공은 늦어…우려 커져

문제는 교통 인프라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기반이 될 GTX 사업은 각 노선마다 지연되고 있어 신도시 개발에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GTX-B 노선은 오는 2025년 착공,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시설계 지연과 민자적격성 심의 절차가 늘어지면서 착공 시점이 불확실해졌다. 예로 GTX-D 노선은 아직 노선안도 확정되지 않아 부천 대장지구 등 일부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주민들이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GTX-B 노선도. (자료=국토교통부)


왕숙·창릉·대장·계양 등 3기 신도시 핵심지는 모두 GTX 역세권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그만큼 인프라 지연이 도시 전체의 기능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LH가 공급하는 공공분양물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수요자 입장에서는 교통 개선이 언제 실현될지에 따라 주택 선택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기 신도시 수주 구조가 중견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변화이지만 GTX 등 주요 교통 인프라의 착공과 완공이 계속 지연되면 신도시의 입주 만족도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공급 속도 못지않게 기반시설 확충의 실행력 시차 조정이 앞으로 정책과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