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일까요. 서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강남은 집값의 바로미터, 마용성은 신흥 프리미엄, 노도강은 실수요자의 보루로 불립니다. 6·27 대책 이후 현장의 변화를 확인하고자 용산 한남동과 마포구, 강남구 등 핵심 지역을 직접 찾아 정책 변화의 파장을 짚어봅니다. - 편집자주
6·27 대책 열흘 후인 지난 7일 방문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모습. (사진=문재혁 기자)
6·27 대책 이후 열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인 서초구 반포동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인 마포구 공덕동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대출 규제 여파에 두 지역 모두 매수세가 위축된 것은 동일하지만, 강남은 가격 버티기로, 마포는 시장 혼선으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아직 실거래가 하락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 시장 흐름은 다시 강남 쏠림 현상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강남은 결국 오른다’…멈춘 시장 속 확신 지속
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 과열 핵심지로 손꼽혔던 강남권 부동산 거래는 확실히 얼어붙고 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사던 매수자들이 규제로 인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거래도 문의도 뚝 끊겼다. 그러나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집주인들의 가격을 낮출 의향을 보이지 않으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변화는 관측되지 않는다.
규제의 핵심 지역인 강남3구는 정부 발표 이후 매수자들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일부 거래가 취소되는 등 과열이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동아공인중개사사무소 오경란 대표는 “집값의 30~40% 자금을 주담대로 조달해 집을 사던 매수자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요가 큰 폭으로 꺾였다”며 “정부 발표 이후 현장 방문과 문의 모두 크게 줄며 시장 전체가 버티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포동의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대책발표 이후 방문은 물론이고 전화문의 조차 드물다”며 “매수자들중 젊은층들은 대부분 대출을 끼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기에 문의 감소폭이 매우 큰편”이라고 말했다.
매수세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집값이 대대적인 하락세로 전환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반포동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언론에서 말하는 1억원 이상 호가의 급격한 하락은 매우 드문 단발적인 경우”라며 “집주인들은 매도가 급하지 않고 시장 안정화를 기다릴 여력이 충분한 ‘현금부자’인 경우가 많기에 가격이 쉽사리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시장의 가격 하락 압력에도 견딜 여력이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반포동 반포자이 동아공인중개사사무소 오경란 대표는 “발표 이후 열흘밖에 지나지 않아 가격 변화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며 “강남은 교통과 학군 등 확고한 입지 요인이 있어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통계 또한 이러한 양상을 뒷받침한다. 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의 서울 25개 자치구에 대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권 부동산 거래는 매우 크게 감소했다.
대책 발표 전 일주일(지난달 20일부터 26일)간의 거래량과 발표 이후 일주일(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간의 거래량을 비교하면 그 추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해당 기간 강남구는 68.4%, 서초구 93.3%, 송파구 95.8%의 거래 감소율을 기록하며 거래절벽 양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정부 대책 발표 전후 강남3구 부동산 거래 건수 변화 (자료=국토교통부)
■ 마포의 입지 간극, 수요 위축이 먼저 말해줬다
마포 지역은 강남권과 달리 규제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였기에 수요 회복이 더딜 전망이다.
규제가 시작되고 1주일 시점인 지난 4일, 마포구 공덕동의 C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강남보다 마용성 지역 호가 상승분에 거부감 큰편”이라며 “마포 지역은 규제 이전부터 가격 상승세가 급격해지면서 매수 수요가 줄어들고 거래량도 쪼그라드는 추세였는데 정부의 대책 발표가 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공덕동 D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강남 및 마용성 등 인기 지역에만 수요가 집중되며, 마포도 그 중심에 포함되지만 최근에는 호가 부담으로 수요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6·27 대책 일주일 후인 지난 4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아파트들 모습. (사진=문재혁 기자)
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대부분 지역이 거래절벽 국면에 들어섰지만, 마포는 이미 그 전부터 수요 위축이 감지되고 있었다는 평이다. 한강벨트로 대표되는 나름의 신흥 프리미엄 입지가 있으나 과도한 가격상승에 피로감과 가격 부담을 누적시키면서 매수세가 점차 꺾였다. 입지 요인에서 강남권과 격차를 보이는 만큼, 매수자들도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집주인들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버티기’보다는 ‘눈치보기’에 가깝다는 평이 많다.
매수세 감소에도 불구하고 마포구 지역 또한 강남권과 유사하게 명확한 가격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공인중개사무소들. (사진=문재혁 기자)
공덕동 E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수자들은 자기자금 7억~8억원에 대출금 7억~8억원을 더해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규제 발표 이후 대출이 막혀 매수자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공덕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들은 “정책 반응을 가늠하기에는 시간이 짧아 집주인들도 가격을 섣불리 내리진 않는다”며 “장기적으론 상승한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상승세로의 전환시기는 미지수”라고 공통된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