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가수 방송인 겸 미술가로 활동 중인 조영남과 그가 조수로 소개한 송기창 화백의 논쟁이 더 욱 점입가경으로 불거지고 있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미술계의 시선과 당사자 두 사람의 생각은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미술계는 조수가 일반화 돼 있는 시스템으로서 ‘대작(代作)’은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단 아이디어가 누구의 것이냐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영남은 발표한 작품 모두가 자신의 아이디어고 송 화백은 덧칠 정도만 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미술계는 다른 지점에서 문제점을 거론 중이다. 조씨가 송 화백에게 작품 한 점당 10여만원의 돈을 준 것을 지적했다. 너무 짜다는 얘기다. 미학을 전공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SNS에 “조수는 현대 미술계에서 일반화 됐다”면서 오히려 수고비(?)를 두고 “너무 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송 화백의 생각은 조금 더 나아갔다. 자신을 조수로 보는 조씨의 언급을 문제 삼는 것 같았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영남이 나를 작가로 보지 않는다. 무시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나를 먹여 살렸다고 얘기하는데 기가 막히다. 마치 나를 조수인 것처럼 말하는 것도 어이없다. 할 수만 있다면 평론가를 모셔놓고 나랑 같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누구 그림이 더 괜찮은지 판가름 해보자”며 격양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송 화백은 “조영남이 자기가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해서 나한테 보냈다고 하는 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지정된 문구점에서 캔버스 롤과 물감을 가져와 그림을 그렸는데 어떻게 조영남이 밑그림과 채색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반면 조씨는 송 화백이 자신의 그림을 90% 정도 그린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조수의 개념으로 활용했을 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자신이 제공했고, 자신이 먼저 그린 샘플을 보내주면 똑같이 그리는 작업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미 미술계에선 송 화백이 조씨의 조수 역할을 해온 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미술계를 떠난 대중들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검찰 수사가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자 관건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