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전세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탈탄소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중동 국가들이 앞다퉈 증설에 나서고 있어 기존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어서다. 고급 제품이나 친환경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 편집자 주 LG화학 대산사업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이 앞장 서 친환경 사업 전환을 이끌고 있다. 16일 LG화학에 따르면 신학철 부회장 주도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에 필요한 부분을 내재화하고 전 세계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LG화학은 이탈리아 에니(ENI) SM(Sustainable Mobility)과 손잡고 충남 대산 사업장에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 오일의 원료 내재화를 꾀할 계획이다. ENI 그룹은 이탈리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바이오 연료,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지속가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NI SM은 HVO 중심의 친환경 연료 사업을 이끄는 ENI 그룹의 자회사다. LG화학과 ENI는 올 2월 HVO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에 서명하고 기술 타당성과 경제성 평가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오는 2026년까지 연간 약 30만톤 규모의 HVO 생산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국내에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HVO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HVO는 폐식용유 등의 식물성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로, 차량용과 항공유,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친환경 항공유·디젤 사용 의무화 등에 따라 HVO의 세계 시장 수요는 2021년 970만톤 규모에서 2030년 4000만톤 규모로 연평균 20%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협력으로 친환경 인증 제품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친환경, 저탄소 원료로의 전환을 지속 추진해 탄소 감축 분야에서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가운데)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우수인재 채용행사 BC투어 참석 인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화학) 신 부회장은 3대 신성장동력으로 배터리·바이오 소재와 함께 친환경 소재를 꼽고 있다. 이를 위한 R&D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달 31일 LG화학 CTO와 각 사업부 연구소장 등 주요 연구개발 경영진과 함께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BC(Business & Campus)투어’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캘리포니아공대 등 북미 지역 주요 20여개 대학에서 석·박사 40여명이 초청됐다. 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같이 뛰어난 인재들이 함께 해준다면 미국에서도 전지 소재 시장 선도하고, 저탄소 리더십을 강화하는 등 LG화학이 그리는 미래는 더 빠르고 선명하게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혁신적인 친환경 아이디어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전 세계 스타트업 및 연구그룹은 누구나 참여 가능할 수 있고, 지난 8월23일부터 오는 10월20일까지 공모전을 열고 있다. 여기에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화학적, 기계적 재활용 등 재활용소재, 환경 보호를 위한 친환경 플라스틱, 탄소 전환 공정, 바이오 원료 등 지속가능소재,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춘 고성능 플라스틱 첨가제, 3D 프린팅 소재 등 기능성소재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최종 선정된 팀에게 기술 교류와 연구원 파견 등 공동연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기술의 성숙도와 정합성 검토를 거쳐 지분 투자 등의 다양한 협력 모델도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송병근 LG화학 아크릴사업부장(왼쪽)과 류기붕 삼화페인트 대표이사가 '화학적 리사이클?제품 공급'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사업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삼화페인트와 폐플라스틱 기반의 화학적 재활용 원료 공급 관련 손을 잡기도 했다. LG화학이 친환경 재활용 페인트 원료를 공급하면 삼화페인트에서 모바일용 코팅재를 만들어 최종 고객인 휴대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지난 2021년부터 유럽연합(EU) ISCC PLUS 인증을 받기 시작했다. LG화학은 점착제와 접착제, 페인트 도료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을 포함한 50여개 제품에 대해 ISCC PLUS 인증을 받았다. LG화학 관계자는 “페인트 원료 공급을 시작으로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까지 충남 당진시에 2만톤 규모의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석유화학 혁신]① LG화학, 바이오 항공유부터 친환경 소재 개발까지

바이오오일 합작공장 내재화 추진·전 세계 친환경 공모전…신학철 “친환경 전환 지속”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9.16 06:00 | 최종 수정 2023.09.21 16:31 의견 0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전세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탈탄소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중동 국가들이 앞다퉈 증설에 나서고 있어 기존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어서다. 고급 제품이나 친환경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 편집자 주

LG화학 대산사업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이 앞장 서 친환경 사업 전환을 이끌고 있다.

16일 LG화학에 따르면 신학철 부회장 주도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에 필요한 부분을 내재화하고 전 세계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LG화학은 이탈리아 에니(ENI) SM(Sustainable Mobility)과 손잡고 충남 대산 사업장에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 오일의 원료 내재화를 꾀할 계획이다.

ENI 그룹은 이탈리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바이오 연료,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지속가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NI SM은 HVO 중심의 친환경 연료 사업을 이끄는 ENI 그룹의 자회사다.

LG화학과 ENI는 올 2월 HVO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에 서명하고 기술 타당성과 경제성 평가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오는 2026년까지 연간 약 30만톤 규모의 HVO 생산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국내에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HVO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HVO는 폐식용유 등의 식물성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로, 차량용과 항공유,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친환경 항공유·디젤 사용 의무화 등에 따라 HVO의 세계 시장 수요는 2021년 970만톤 규모에서 2030년 4000만톤 규모로 연평균 20%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협력으로 친환경 인증 제품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친환경, 저탄소 원료로의 전환을 지속 추진해 탄소 감축 분야에서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가운데)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우수인재 채용행사 BC투어 참석 인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화학)


신 부회장은 3대 신성장동력으로 배터리·바이오 소재와 함께 친환경 소재를 꼽고 있다. 이를 위한 R&D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달 31일 LG화학 CTO와 각 사업부 연구소장 등 주요 연구개발 경영진과 함께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BC(Business & Campus)투어’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캘리포니아공대 등 북미 지역 주요 20여개 대학에서 석·박사 40여명이 초청됐다.

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같이 뛰어난 인재들이 함께 해준다면 미국에서도 전지 소재 시장 선도하고, 저탄소 리더십을 강화하는 등 LG화학이 그리는 미래는 더 빠르고 선명하게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혁신적인 친환경 아이디어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전 세계 스타트업 및 연구그룹은 누구나 참여 가능할 수 있고, 지난 8월23일부터 오는 10월20일까지 공모전을 열고 있다.

여기에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화학적, 기계적 재활용 등 재활용소재, 환경 보호를 위한 친환경 플라스틱, 탄소 전환 공정, 바이오 원료 등 지속가능소재,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춘 고성능 플라스틱 첨가제, 3D 프린팅 소재 등 기능성소재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최종 선정된 팀에게 기술 교류와 연구원 파견 등 공동연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기술의 성숙도와 정합성 검토를 거쳐 지분 투자 등의 다양한 협력 모델도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송병근 LG화학 아크릴사업부장(왼쪽)과 류기붕 삼화페인트 대표이사가 '화학적 리사이클?제품 공급'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사업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삼화페인트와 폐플라스틱 기반의 화학적 재활용 원료 공급 관련 손을 잡기도 했다. LG화학이 친환경 재활용 페인트 원료를 공급하면 삼화페인트에서 모바일용 코팅재를 만들어 최종 고객인 휴대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지난 2021년부터 유럽연합(EU) ISCC PLUS 인증을 받기 시작했다. LG화학은 점착제와 접착제, 페인트 도료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을 포함한 50여개 제품에 대해 ISCC PLUS 인증을 받았다.

LG화학 관계자는 “페인트 원료 공급을 시작으로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까지 충남 당진시에 2만톤 규모의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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