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재개발정비사업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경색으로 건설업계의 '돈맥경화'가 장기화 되고 있다. 이에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 건설사의 폐업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자금 경색이 내년까지도 이어진다면 올해까지 버틴 건설사들도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 520곳에 종합공사건설업체가 폐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종합공사건설업체는 306곳이 폐업한 것과 비교하면 69.93%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종합공사건설업체 폐업건수는 지난 2006년 폐업 업체 수(577건) 이후 최다 수치에 육박한다. 특히 2017년부터 5년 간 폐업건수가 200~300건 안팎에서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해까지만하더라도 연간 전체 폐업건수는 362건 수준이었다.
건설업체의 폐업 수는 크게 늘었으나 신규 등록은 줄었다. 이날까지 종합건설업체 등록 건수는 8859건으로 전년 동기(1만3609건) 대비 93.47% 감소했다.
건설사의 폐업 외에 부도 처리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종합건설시공능력평가 285위의 남명건설이 부도처리됐다. 남명건설은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12억4000만원 가량의 어음을 막지 못하면서 지난달 28일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남명건설의 공사 미수금 누적액은 600억원 가량이다.
남명건설외에도 신일(113위)과 국원건설(467위) 금강건설(시공능력평가 579위) 등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건설업계에서는 비관적인 건설경기 전망에 내년에도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야 해외 사업이나 신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고 기초 체력도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겠지만 국내 주택사업 중심인 중소형 건설사는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액이 1.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부동산 PF 관련 자금조달 어려움 지속, 높은 공사비 고착화가 지속되어 민간공사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SOC예산 증가와 GTX 관련 대형공사가 예정돼 공공공사는 증가하더라도 민간 수주 부진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건설 사업의 원동력이 될 자금 흐름도 좋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투자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에는 주거용 건축투자가 감소세로 전환돼 전체 건설투자가 0.3% 줄어든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건설비용 증가와 자금조달 악화, 건설경기 둔화 등에 따라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건설사 부도위험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면서 "건설기업 수가 8만개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위험이 확대 해석된 측면도 존재하나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한계기업 및 부실위험기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