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의 확산이 일상화되며 사이버보안이 새로운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격변의 흐름 속에서 국내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지니언스(Genian)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5년 설립되어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지니언스는 네트워크 접근 제어(NAC),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제로트러스트(ZTNA)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니언스의 핵심 사업은 네트워크 보안으로,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의 81.6%가 제품 판매에서, 18.4%는 용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NAC 분야에서 국내 조달 시장 기준 7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NAC는 조직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하려는 장비 및 사용자를 식별·인증하는 기술로, 보안 게이트웨이 역할을 한다. 지니언스는 국내 IT 환경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과 공공기관 필수 인증을 기반으로 외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EDR 분야에서는 기존 백신 체계로 탐지하지 못하는 신종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지니언스의 EDR 솔루션은 안랩과 함께 공공 및 금융기관에서의 주요 입찰을 수주하고 있으며, 특히 망 분리 환경에 최적화된 온프레미스(On-Premise) 형태로 개발돼 외산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이 진입하기 어려운 국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 첫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성공하며 해외 시장 확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중동 시장은 보안 강도가 높고 온프레미스 선호가 강해 지니언스의 기술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
2024년 지니언스는 매출 496억원, 영업이익 98억원, 당기순이익 10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NAC의 안정적 수익과 함께 EDR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도 향상됐다. 2025년에는 매출 604억원, 영업이익 119억원, 순이익 131억원이 예상된다. 특히 1분기 실적에서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를 입증했다.
지니언스의 이 같은 성장은 거시적 흐름과도 맞물린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은 AI 확산과 디지털 전환에 따라 2030년까지 연평균 9~14%의 성장이 전망되며, 약 6500억 달러(한화 약 8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과거 공공 부문 중심이던 보안 수요가 민간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해킹과 YES24 랜섬웨어 사건 등이 보안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정부 정책 변화도 기업들에게 보안 강화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사이버 침해 미신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으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유출 책임이 개인에서 법인으로 확대되고, 과징금도 매출액 기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보안 솔루션에 대한 기업의 실질적 투자 동기를 높이고 있다.
지니언스는 2026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제로트러스트 보안체계 대응을 위한 ZTNA 솔루션 개발도 완료했다. ZTNA는 사용자의 모든 접근을 반복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로, 보안 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제품은 NAC나 EDR보다 높은 단가가 예상돼 향후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지니언스는 또한 글로벌 기술 지원 체계도 정비하고 있다. 2025년 3월 인도에 글로벌 기술지원센터를 개소해 중동 및 유럽 지역 24시간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향후 인도 시장 진출 기반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지니언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27.28%로, 외국계 투자자들과의 정기적 소통을 통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적 안정성과 주주 친화적 정책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니언스는 배당성향을 20%대로 유지하고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며 투자자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AI 골드러시 시대, 금을 캐는 자보다 청바지를 파는 자가 웃는다"는 말처럼, 지니언스는 보안이라는 필수 수단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침투력 높은 제품과 시장 확대 전략, 안정적 수익 기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모두 갖춘 이 기업이 향후 사이버보안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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