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면역증강제 활용 독감백신 개발을 위한 분석 실험중이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개발한 백신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와 중남미 등 파머징 마켓(신흥 제약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자체 개발 소아마비 백신 ‘유폴리오’의 임상 데이터 확충을 통해 글로벌 소아마비백신 시장에서 기존의 선도적 지위를 한층 확고히 하고 있다. LG화학은 유폴리오의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임상3b상(추가 임상) 결과, 장기적 안전성, 면역원성 지속력, 부스팅 효과 및 생백신과의 교차 접종 적절성을 확인했다.
LG화학은 2021년부터 글로벌 최대 규모 백신 입찰시장인 유니세프 등을 통해 유폴리오를 50개 이상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유니세프 입찰시장에서 유폴리오 시장점유율은 약 35%, 누적(2021~2025) 판매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추가 임상 진행은 경쟁이 심화되는 입찰시장에서 유폴리오 사용 이점을 폭넓게 확보해 대체 불가한 공급자가 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한층 강력해진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니세프, PAHO(범아메리카 보건기구) 등 공공 조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개별국 진출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GC녹십자는 최근 베트남 의약품청으로부터 자사의 수두백신 ‘배리셀라주’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품목허가를 위해 GC녹십자는 베트남 현지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제품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입증했다. 수두백신은 소아 대상 접종이 이뤄지는 만큼, 품질 인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회사 측은 베트남 내 민간 시장 중심 백신 유통 구조를 고려해 현지 지사를 통한 직접 판매로 연간 고정 매출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민간 백신 시장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32% 성장했으며 2021년 기준 약 3억달러 규모의 민간 시장 중 수두백신 비중이 10%에 달한다. 민간 접종 수요의 급성장에 따라 예방 접종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의 임상 1상 및 3상 시험계획(CTA)을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로부터 승인받았다. 중국은 현지 임상 데이터 확보가 품목허가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지에서 빠르게 임상 1상을 완료한 후 3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앞서 GBP410의 다국가 임상 2상을 통해 기존 허가 백신과의 동등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소아 및 청소년 7700여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GBP410은 소아 대상 임상 3상에 진입한 백신 후보물질 중 최초로 20가를 넘는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다. 폐렴구균 질환은 해당 연령대에서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의 주요 원인인만큼 GBP410과 같이 더 넓은 예방범위를 제공하는 백신에 대한 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세 미만 어린이들 중 약 30만 명이 폐렴구균 질환으로 사망하는데 특히 중국에서 폐렴구균은 소아 수막염, 패혈증, 균혈증 등 침습성 질환뿐 아니라 폐렴을 포함한 주요 호흡기 감염의 주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을 통해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백신의 잇단 글로벌 진출은 국내 백신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의 수출지원 정책과 맞물려 향후 국산 백신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