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또다시 현장 사망사고를 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강도 높은 유감을 표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까지 지적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모든 현장의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경남 의령 '함양~창녕 고속도로 10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29일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28일 경남 함양~창녕 간 고속도로 제10공구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연합)

정 사장은 "어제 발생한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참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28일 오후 2시40분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의령군 정곡면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발생했다. 사면 보강작업 중이던 60대 작업자가 천공기에 몸이 끼여 숨진 것이다.

이로써 포스코이앤씨는 올해에만 중대재해로 5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게 됐다.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를 시작으로,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등 전국 주요 현장에서 잇따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직접 거론하며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사고는 사실상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아주 심하게 말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다를 바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전국 현장에 대한 불시감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이날 "어제 사고 직후 모든 현장의 작업을 즉각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완전히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 중지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유가족들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이앤씨는 외부 안전전문가와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안전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점검하고 구조적으로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재해 예방 안전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며 "다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체계를 전면 쇄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