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푸시 알림'을 검색하면 '푸시 알림 끄기' 등 방법이 검색 상위 목록에 표시된다./사진=네이버 캡쳐

"푸시 알림이 너무 많이 와서 스팸으로 느껴진다."

금융회사들의 '푸시 알림' 마케팅이 과열 양상이다. 금융 콘텐츠를 넘어 비금융 영역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 탓이다. 표면적으로는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고 개인화 기반의 생활형 콘텐츠를 확대한다는 구상이지만, '생산적 금융'이라는 정부 특명을 받아든 상황에서 '손 쉬운 이자장사'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설득력을 얻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금융 플랫폼 기업들이 '푸시 알림'을 쏟아내는 이유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인 MAU(Monthly Active Users)를 늘리기 위해서다. MAU는 앱 내 광고 및 마케팅 유치에 활용되는 수치로 플랫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경우 전통적인 이자 이익을 통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앱 자체의 확장성에 사활을 건다. 매달 '역대 최다 MAU 달성'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푸시 알림'은 이용자들이 매일 앱을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관문'으로 활용된다. 대출이나 결제, 보험 가입 등 금융 생활 전 과정을 앱에서 처리하고, 이를 통해 앱에 매일 방문하는 '습관'이 형성되면 이용자들이 플랫폼 내 광고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등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은 고객들이 매일 앱에 접속하는 '미션'을 달성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MAU 확대 전략을 펼친다. 푸시 알림이나 로그인 리워드는 간단하지만 꾸준하게 사용자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요소가 된다.

다만 MAU는 단순 클릭을 모두 접속 수로 포함한다. 때문에 실제 충성도를 가늠하는데 한계가 있다. 앱 '방문'이 곧 '구매 결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번의 클릭보다 중요한 건 지속적인 이용이나, 실제 결제나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이다.

또한 잦은 '푸시 알림'으로 인한 피로도가 쌓아면, 고객들은 이를 '스팸'으로 인식해 결과적으로 '앱 알림 끄기'를 선택하게 될 공산도 커진다.

결국 압도적인 MAU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파워가 수익으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1000만이 넘는 MAU가 플랫폼 수익이라는 수치로 입증돼야 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올해 MAU 수치의 유의미한 결과값을 도출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MAU는 1988만명으로, 같은 기간 플랫폼 수익은 23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동기 대비 10.7% 늘어난 수치다. 광고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하는 등 대출, 투자, 지급결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플랫폼 역량이 강화됐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종합금융 플랫폼 KB Pay 또한 지난달 가입 고객 1500만명을 돌파하며 슈퍼앱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고객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도 2023년 말 14.42분에서 2024년 7월 16.32분으로 증가해, 실제로 사용자 충성도와 체류시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 플랫폼은 고객 트래픽 확대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단순한 앱 방문이 아니라, 앱 체류 시간을 늘리고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등 비이자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