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자료=현대엔지니어링)

지난 2월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와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이 19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고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회사의 안전 철학과 시스템을 근본부터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사고 원인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과 유가족, 부상자 그리고 지역 주민들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며 "사고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제시된 의견과 권고 사항을 안전 최우선의 기업 문화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주우정 대표이사는 "안전은 법과 규정 준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한 사람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만 진정한 안전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고, 실질적인 점검과 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국토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와 함께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붕괴 원인으로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 임의 제거 ▲안전인증 기준 위반 후방 이동 등을 지목했다. 특히 사고 당시 스크류잭이 유지됐다면 구조물 붕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구조 해석 결과도 공개됐다.

사조위에 따르면,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의 결정적 원인인 스크류잭 제거 지시와 실행, 그리고 작업자 이탈 등 현장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했다고 판단됐다. 오홍섭 사조위 위원장은 "스크류잭이 임의로 제거됐음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 시공사의 부실 관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고 이후의 안전 점검에서도 교각과 교대, 거더 등에서 구조적 손상이 발견되며 재시공 여부에 대한 발주청의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가 중대 재해에 해당하는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직권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세종-안성 고속도로 사업 절차가 마련되는 대로, 안전과 품질,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공사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