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동안 맞은 위고비 일곱 펜. 한 펜에 40만원 정도. 사진=이한울 기자


체중계가 멈췄다.

위고비를 맞은지 7개월. 시간이 없어 잠시 단약하던 사이 이런저런 약속이 많았고 많이 먹기도 했다. 발목 부상 등 이런저런 핑계로 운동도 미루던 차였다. 그러다 문득 체중계에 올라가니 에러가 뜬다. 왜일까. 나는 키 167cm, 몸무게 150kg 이상, 1985년생인 41살의 중년 남자다. 이러다 그냥 어디선가 픽 쓰러져 죽는거 아닌가 싶어 지난 2월 위고비를 선택했다.

투여하는 동안 몸무게는 6~7kg 정도 빠진 바 있었다. 따라서 정신 놓고 사는 사이에도 위고비를 믿거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체중계의 측정 거부. 쳬중계가 멈춘 이유는 가지고 있는 체중계의 최대 측정치는 150kg인데, 체중이 150kg를 넘겼기 때문이었다. 요요 현상이다.

부랴부랴 위고비를 처방받은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와의 상담 후 이번 선택은 마운자로. 위고비 2.4mg(최고용량)을 맞고 있었으니 마운자로는 5.0mg로 처방받으라는 권유를 따랐다. 의사는 위고비 때도 사람이 많았지만 마운자로 출시 후 비만약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고 너나 할 것 없이 무조건 높은 용량을 달라해서 난감하다는 말을 보탠다. 마운자로가 출시되면서 위고비 가격이 하락한 덕분일까, 실제 병원 대기실은 평일 오후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

처방을 받으면서 의사에게 “위고비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마운자로 역시 효과가 없으면 어떡하죠? 크게보면 GLP-1 유사체 계열이잖아요”라고 물으니 담당 의사는 “사람마다 다 다르니 해봐야 안다”며 뻔한 답만 내놨다. 위고비에서 마운자로로 약을 바꾼 임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짜피 마운자를 사러 병원에 온 것이니 자체임상을 진행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 7개월의 위고비 효과 "없지는 않았지만…"

마운자로. 사진=이한울 기자

위고비를 맞는 동안 설사, 위식도역류염, 약간의 소화불량 증상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단지 위식도 역류염 때문에 잠을 설치니 피곤한 수준이었다. 식사량 역시 줄긴 했다. 그러나 그것을 이기고 더 먹었나보다. 식욕 저하 현상이 오긴 왔으나 음식이 들어갈 때는 또 잘 들어갔다. 운동이 부족했던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위고비의 가장 큰 부작용은 지갑이 아픈 것이다.

혹자는 위고비를 7개월이나 맞으면서 효과가 없으면 애당초 그전에 멈춰야 하는게 아니냐하는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몸무게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나니 쉽게 놓아지질 않았다. 그래서 마운자로를 구매한 것이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다이어트를 진행해야지 다짐했다. 그렇게 위고비의 할부가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마운자로의 할부가 시작됐다.

마운자로의 첫 인상은 위고비보다 직관적이었다. 제형 차이겠지만, 위고비는 하나의 펜으로 앞쪽 주사 바늘을 교체해 뒤쪽 용량 카운터 레버를 돌려 1개월에 4회 주사하는 방식이였다면 마운자로는 1팩에 4개의 펜이 들어있고 하단의 뚜껑을 제거하고 안전레버를 돌린 후 투여하는 방식으로 위고비보다 투여가 쉬웠다. 위고비는 가격 인하 전 전 용량 40만원대에 구매했으며 마운자로 역시 5.0mg에 40만원대의 가격을 주고 구매했다. 전부 내돈내산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진료와 처방이 필요한 약이다.

<이 글은 절대로 누군가에게 약을 추천하려고 적는 글이 아니며 모든 효능과 부작용은 개인마다 전부 다르니 그냥 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