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13분 기준 코스피 현황, 자료=토스증권)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오천피'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기록적인 증시 활황에 증권사들도 내년 코스피 예상치를 잇달아 올려잡고 나섰다. 5000은 물론 6000선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코스피는 처음으로 장중 4100선도 넘어서는 등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9시 전거래일 대비 32.23(0.80%) 상승한 4113.38포인트로 출발하며 4100선을 넘었다. 장중 4146.72포인트를 터치하기도 했다. 지난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이 타결됐단 소식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5.74포인트 오른 4086.89에 장을 마쳤다.
이날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잇달아 내놓으며 각각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했다.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코스피 전망치로 5000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은택 애널리스트는 "이번 강세장은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3저 호황(저달러·저유가·저금리)' 이후 40년 만에 재현되는 장기 상승 국면의 시작"이라며 "이번 랠리는 기업이익의 개선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 배분 변화와 글로벌 유동성 이동이 동반되는 점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 증시는 과거 두 차례의 대세 상승기 (1986~1989년, 2003~2007년)를 경험했는데, 매우 드문 저달러·저유가 조합이 재현되며 '3저 호황' 당시와 유사한 주가패턴 및 매크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내년 목표치로 4600을 제시했다.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올해 강세장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 내년 6월 지방 선거를 앞둔 한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 각종 호재로 기록적인 랠리가 지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발 불확실성 등 불안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2026년 승부처는 하반기보다 상반기인만큼, 향후 6개월 정도 롱 포지션을 유지하는 게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코스피가 2400에서 4000대까지 급등한 만큼, 내년에도 주가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연간 밴드로 3500~4500을 제시했다.
한지영 애널리스트는 "특정 업종 쏠림현상 심화, AI 버블 논란, 트럼프 리스크 등 제약 요인에 의해 주가 되돌림이 발생할 수 있으나, 반도체 중심의 증익 사이클, 글로벌 유동성 확대, 정부의 증시 정상화 정책 등 실적·유동성·정책의 구심점이 건재해 증시 상승 추세가 연장될 것"이라고 봤다.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4000선 중후반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신성장 산업과 미래산업 육성 정책과 함께 상법개정,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 등 정책 동력이 강화되면서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이은 프리미엄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유동성 모멘텀에 근거한 밸류에이션 확장만으로 내년 중 최소 4500선 이상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DS투자증권은 내년 증시가 펀더멘탈 측면에서 10% 이상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며 코스피 밴드를 4200~4500으로 설정했다.
양형모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 수준은 물가와 환율을 모두 감안할 때 2021년 고점을 하회하고 있으며, 광의통화(M2) 유동성 증가,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조선 슈퍼 사이클 등 다양한 요인들도 증시에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해외에선 코스피 6000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한국 증시 상승 여력은 실체가 명확하다"며 "정부 정책에 의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이슈가 아직 주가에 반영돼 있지 않은 만큼, 향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강세장 시나리오에선 코스피 6000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관별 2026년 코스피 전망, 자료=각 기관, 편집=문재혁 기자)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관세 협상 소식 역시 '오천피' 달성에 호재란 의견도 나왔다.
김두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미 투자금의 지급 형태와 자동차를 비롯한 관세율이 합의되면서 한국 경제를 억눌러왔던 악재가 소멸됐다"며 "유동성 확대와 AI 붐에 기인한 반도체 호실적, 정부의 친시장 정책 등에 기인해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