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 (사진=웹젠)
웹젠이 신작 '드래곤소드' 사전예약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반등을 준비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신작 공백과 '뮤' IP 노후화로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다장르 기조를 유지하며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웹젠의 매출은 43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20.7% 감소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 올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0.4% 하락한 1708억원, 영업이익은 45.3% 급감한 2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부진은 대표 IP '뮤'를 비롯한 MMORPG 포트폴리오의 노후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뮤'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한 556억원을 기록했으며 'R2'는 46% 감소한 66억원을, '메틴2'도 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줄었다.
여기에 3분기 출시한 MMORPG 'R2 오리진', 방치형 RPG '뮤: 포켓나이츠'는 기대이하의 성과를 냈다. 마찬가지로 연내 선보일 예정이었던 신작들은 완성도 보강을 위해 2026년으로 연기되면서 신작 공백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집형 RPG '테르비스'. (사진=웹젠)
■ 상반기 기대작은 '드래곤소드'…'테르비스'도 출격 대기
웹젠의 반등 카드는 퍼블리싱을 맡은 액션 RPG '드래곤소드'다. '드래곤소드'는 지난 2024년 11월 지스타에서 처음 시연되며 뛰어난 그래픽과 액션으로 호평을 받았고, 액션 명가 하운드13이 개발을 맡은 만큼 올해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다만 웹젠은 올해 5월 '드래곤소드'의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한 후 완성도 보강을 위해 출시를 2026년으로 연기했다. 이후 지난 11월 5일부터 정식 출시를 앞두고 공식 홈페이지와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전예약을 개시했다. 지난달부터는 카카오게임으로 사전 등록 플랫폼을 넓히며 본격적인 이용자 풀 확보에 나선 상태다.
또다른 기대작은 첫 서브컬처 수집형 RPG '테르비스'다. '테르비스' 역시 내년 출시가 유력한 상황으로, 빠른 시일 내 추가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 반응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지스타 2025에서 공개한 '게이트 오브 게이츠'도 서브컬처와 타워 디펜스를 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코어 팬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밖에 웹젠은 뮤 IP 신작 '프로젝트 G', 웹툰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IP를 활용한 신작 '프로젝트 D1', 게임투게더의 '크로노스피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격적인 외부 투자가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뮤 아크엔젤'. (사진=웹젠)
다만 현재 웹젠이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이용자 신뢰 회복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웹젠이 모바일게임 '뮤 아크엔젤'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구성품 획득 가능성을 거짓으로 알리거나 사실을 은폐·누락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58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웹젠은 해당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수정하고 환불을 진행했으나, 전체 피해자 2만226명 중 환불을 받은 이용자는 860명에 불과했다. 이에 자진 시정하고 충분한 보상을 한 다른 게임사들에는 과태료를 부과한 반면, 웹젠에는 이보다 무거운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한 이용자들의 단체 소송도 예고된 상황이다.
그만큼 지난 12일 임시주총을 거쳐 사내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김병관 창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이사의 결정이 신작 출시 일정 조율과 확률형 아이템 소송 대응, 중장기 성장 전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과거 NHN게임스 대표를 거쳐 2010년 웹젠 합병 이후 이사회 의장을 지낸 인물로, 2016년에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경기 성남시 분당구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과 2022년 보궐선거에도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말부터는 웹젠의 경영 자문을 맡아 자사주를 추가 매입, 지분율을 28.47%까지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손상된 브랜드 이미지가 신작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이용자 신뢰 회복 조치가 선행되면 내년 신작들도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