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데이지에일’. 캔을 따서 잔에 따랐을 때 밝은 골든 컬러와 부드러운 거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집에서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맥주지만 패키지 디자인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사진=내미림 기자)

라거 중심의 국내 편의점 맥주 시장에 에일 제품이 빠르게 상위권으로 올랐습니다. GS25는 일본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히타치노 네스트(Hitachino Nest)'가 양조하고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이 디자인한 에일 맥주 ‘데이지에일’ 을 지난 11일 전국 GS25·GS더프레시 매장에 정식 출시했는데요. 사전 예약 판매는 지난 11월26일부터 28일까지 GS25 앱 ‘우리동네GS’·‘와인25플러스’에서 진행됐고 하루 888세트가 오픈 직후 매진되는 등 초기 관심이 높았습니다.

데이지에일은 출시 10일 만에 전체 맥주 매출 2위에 오르며 기존 라거 중심 시장에서 이례적인 흐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소비자 반응과 매장 판매 상황을 종합하면 단순 ‘이슈 제품’을 넘어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며 돌풍을 형성한 사례로 해석되고 있죠. 실제 데이지에일을 마셔보니 라거 맥주와는 다른 결이 먼저 들어옵니다. 첫 모금에서 과일 향이 비교적 또렷하게 올라오고 뒤이어 부드러운 단맛이 잠깐 머문 뒤 가벼운 쌉싸름함이 남습니다.

탄산감은 과도하게 강하지 않아 목 넘김이 부드럽고 에일 특유의 향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조화롭습니다. 강하거나 묵직한 에일이 아닌 에일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도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밸런스를 이루고 있더군요. 한 캔을 다 마셨을 때 입안에 남는 여운이 과하거나 무겁지 않고 가볍게 즐기기 좋은 구성이라는 점이 체감됐습니다.

피스마이너스원 특유의 데이지 그래픽과 아트워크는 한눈에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시각적 힘을 발휘했고 SNS에서는 ‘사진이 잘 나오는 맥주’, ‘캔이 예뻐서 일단 한 번은 사게 되는 술’ 이라는 후기가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단순 인증 게시물에 그치지 않고 “디자인 때문에 구매했는데 향 때문에 다시 찾는다”, “에일 입문용으로 부담이 덜하다” 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화제성이 실제 소비와 판매 속도로 연결되고 있었죠. 일반 맥주 제품이 기본 패키지 중심이라면 데이지에일은 ‘마시는 술’이 아니라 ‘소장하고 싶은 물건’으로 인식되며 구매 동력을 만든 것입니다.

여기에 단순 유명인 마케팅이 아닌 협업 조합이 더해지며 신뢰감이 강화됐습니다.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히타치노 네스트의 양조 전문성과 지드래곤 브랜드의 문화적 영향력이 결합하면서 소비자는 화제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됐고 한정성·특별함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 성향과 맞물리며 '지금 사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만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맛이 실제로 뒷받침되며 재구매로 이어진 점도 중요합니다. 향미와 밸런스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이 분명해 “디자인 때문에 샀지만 맛 때문에 다시 찾는다”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라거와 에일은 발효 방식에서 출발점이 다릅니다. 라거는 저온 발효로 탄산이 비교적 강하고 깔끔한 끝맛이 특징이라 ‘시원함’이 핵심입니다. 반면 에일은 상온 발효 과정에서 향이 살아나 ‘맛과 향을 즐기는 술’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데이지에일 사례는 라거가 ‘기본값’이었다면 데이지에일은 ‘취향을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가격·용량 중심에서 향·스토리·브랜드 경험 중심으로 편의점 주류 선택 기준이 확장되는 흐름이 더 선명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GS25 관계자는 “데이지에일은 단순히 새로운 맥주 한 종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편의점 주류 코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의 범위를 확장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에 맞춰 다양한 협업과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