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병원 의료진이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입원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쌓은 마케팅·영업력으로 실시간 입원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일상 질환 관리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료현장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관리 치료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의료기기·헬스케어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출시, 전국 병원 8000개 병상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씽크는 환자의 주요 생체신호를 24시간 자동 감지해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통합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올해 초에는 국산 디지털 헬스기기 최초로 ‘원격심박기술에 의한 감시’(EX871) 보험수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씨어스테크놀로지, 엑소시스템즈와 함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의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씽크 생체 데이터 중 하나인 근육 활성 신호를 수집하는 기술이 결합되면서 향후 임상 현장에서 근감소증 진단까지 활용 가능한 스마트 병동 통합 솔루션 구현이 가능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9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휴이노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원내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 큐(MEMO Cue)'의 국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2년부터 협업해온 외래환자 대상의 장기 심전도 모니터링 시스템인 메모패치에 이어 2번째다. 메모 큐는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를 포함해 심전도·호흡 등 다양한 환자 생체 데이터를 8일간 연속 측정하고 분석하는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AI 솔루션이다. 지난 2월 EX871에 대한 보험 수가도 획득했다. 회사 측은 웨어러블 기기를 포함한 실시간 모니터링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대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수면무호흡증 디지털 진단보조기기 ‘앱노트랙’의 국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앱노트랙은 스마트폰으로 체크한 수면 중 호흡 소리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수면무호흡증 위험도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진단보조 의료기기다. 별도의 장비 없이 자체적으로 수면 검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병·의원에서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후속 진단과 치료 결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은 국내 의료 현장에 디지털 기반 조기진단 체계를 구축하고 수면무호흡증과 고위험 만성질환을 통합 관리하는 진료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협약으로 양사는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앱노트랙을 공급해 나갈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HiCardi)’의 ‘원격 심박기술에 의한 감시(EX871)’ 요양급여 인정을 획득했다. 하이카디 플랫폼은 메쥬가 개발하고 동아에스티가 판매하는 국내 최초 웨어러블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다중 환자의 실시간 심전도, 심박수, 호흡수, 피부온도, 산소포화도 등 환자의 생체 신호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가벼운 웨어러블 패치형으로 기존 심전도 검사기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현재 하이카디 플랫폼은 전국 350여개 이상의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전문병원, 의원 등에서 이동형 환자 실시간 모니터링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25곳 이상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도입 병원과 활용 진료과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2408억5000만 달러(약 326조7000억원)에서 2033년에는 약 1조6351억1000만 달러(약 221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1.1%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제약사들이 의료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며 “최근 각 솔루션들이 보험 수가를 획득하며 의료 현장 도입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