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KT의 해지 위약금 면제 조치가 시작되면서, 연초부터 이동통신 3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 휴대폰 '성지'에서는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공짜폰 수준으로 풀리는 등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9월 발생한 소액결제 침해 사고에 대한 보상책으로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이동통신 해지·번호이동 고객의 위약금을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KT 가입자 상당수가 SK텔레콤·LG유플러스·알뜰폰으로 이동할 '골든타임'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KT가 보안 사고 후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가입자 이탈과 시장 점유율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대표적으로 유통 대리점을 중심으로 번호이동 보조금이 풀리는 모양새다.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및 온라인 '성지(휴대폰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을 뜻하는 은어)'에서는 아이폰17, 갤럭시 S25, 갤럭시 Z 플립7 등 플래그십 단말이 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 등을 합치면 공짜폰을 넘어 소위 차비까지 얻어갈 수 있다.
6일 기준 온라인 성지에서 아이폰17 256GB 모델은 SKT 번호 이동 시 9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LG유플러스 번호 이동으로 개통하면 차비로 7만원을 추가로 돌려받는 식이다.
오는 2월 차기작 갤럭시S26 출시를 앞둔 갤럭시S25 시리즈의 경우 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세가 형성됐다. 갤럭시S25 256GB 모델 기준 SKT은 24만원을, LG유플러스의 경우 16만원을 차비 명목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모델인 갤럭시Z 플립7 역시 256GB 모델이 공짜폰 수준으로 판매 중이다.
차비는 단말기 값을 모두 할인해 공짜폰으로 만든 뒤, 여기에 현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페이백을 가리키는 은어다. 통신사·제조사가 책정한 지원금 외에 대리점·판매점이 자율적으로 얹는 추가 보조금 명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불법 보조금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
다만 오는 13일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 종료 전까지는 이같은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해킹 사고 후속 대책으로 위약금 면제를 실시한 첫 주말인 지난 3일 하루에만 4만4149건의 번호 이동이 접수됐으며, 번호 이동 건수는 지난달 31일 3만5595건, 이달 2일 5만4744건으로 집계됐다.
KT도 이탈자를 막기 위한 방책을 내놨다. KT는 지난 주말 갤럭시S25 시리즈와 아이폰17 등 주요 모델의 공통 지원금을 10만원 상향했다. 또 SKT·LG유플러스가 고가요금제를 택해야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면, 4일부터는 월 6만1000원 수준의 중간 요금제를 선택해도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 온라인 성지 판매자는 "주말동안 SK텔레콤·LG유플러스 번호 이동이 제일 많았고, KT도 이에 맞춰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며 "위약금이 남아 있다면 번호 이동을, 없을 경우 기기 변경이 가장 저렴하다"고 말했다.
다만 성지에서의 가격에 혹하기보다는, 요금제·약정·부가서비스 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호갱'을 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매장의 경우 고가 5G 무제한 요금제 장기 약정, 각종 OTT·콘텐츠 부가서비스 강제 가입, 가족 결합 조건 등을 붙여 2년 이상 총 비용을 따져보면 공시가격 그대로 구매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비싼 사례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