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3'의 비즈니스 리더스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장기간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서든데스(돌연사)’론을 강조하며 위기 돌파를 선언한 그는 인적쇄신을 선택했다. 그의 인사 키워드는 ‘신사업’과 ‘후계구도’ 강화로 요약된다. ■ ‘후계구도’ 강화…사촌 최창원·장녀 최윤정 앞세워 SK그룹이 지난 7일 실시한 임원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면은 4명의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다. 최근 있었던 도쿄포럼에서 최태원 회장이 이들 4명에 대해 교체를 예고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던 것.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SK그룹에서 오랜기간 CEO로서 경영 일선에 앞섰던 이들은 경영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난 것. 60대인 이들을 대신해 50대의 젊은 경영진이 투입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그룹의 2인자 자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7일 선임됐다. (사진=SK그룹) ‘그룹 2인자’로 여겨지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낙점했다. 최 부회장을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 수장으로 불렀다. 최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경영은 회장과 의장의 투톱 체제로 강화하며 최 회장 취임 25년 만에 처음으로 사촌 경영에 나섰다”며 “오너가의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낸 것이고 후계구도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 산하에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지팀을 통합해 그 수장에 최 본부장을 세웠다. 입사 6년 만에 임원이 된 최 본부장은 34세로 최연소 임원에 올랐다. ■ 신사업 강화 위해 젊은 피 수혈…SKT·SK하이닉스, AI 중심 개편 또 하나의 키워드는 ‘신사업 강화’다. 계열사 사장단들은 신사업을 이끌만한 젊은 피를 수혈해 모두 40~50대를 세운 점이 특징이다. SK㈜ 사장에는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엔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이 선임됐다. SK실트론 사장엔 이용욱(56) SK㈜ 머티리얼즈 사장이, SK에너지 사장은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가, SK온 사장은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맡게 된다. SK㈜ 머티리얼즈 사장엔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에는 김원기(53)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보임됐다. 유영상 SK텔레콤(SKT) 사장이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에이닷’(A.)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며 SKT의 AI 서비스 사업 전략인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SKT) 계열사 대표가 대거 교체되는 가운데서도 유영상 SK텔레콤(SKT)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유 대표는 글로벌 ‘AI 컴퍼니’ 과제를 수행 중이다. 그가 세운 ‘AI 피라미드’ 신사업 전략을 지속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SKT는 글로벌 시장에서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전담팀 ‘톱 팀(Top Team)’ 조직을 신설한다. 글로벌 솔루션 오피스도 신설해 AI DC, UAM, AI반도체, 양자, 엑스칼리버 등 AI 솔루션 관련 내부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시장에 맞춰 사업 확장을 추진하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곽노정 사장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4회 반도체대전(SEDEX2022)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박정호 부회장이 퇴진하고 곽노정 단독 대표 체제가 됐다. 박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맡는다. 다만 그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AI 동맹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신 곽 사장을 도울 인물로 김주선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SK하이닉스는 김 사장을 AI 반도체 핵심 소재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시장 선도를 위한 새 조직인 ‘AI Infra(인프라)’의 수장을 맡도록 했다. ‘AI Infra(인프라)’에는 그간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Business’를 신설된다. 기존 ‘GSM’ 조직도 함께 편제된다. 곽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 경쟁에서 우수 인재 확보와 HBM 및 DDR5 부문에서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갖춰 삼성전자 등 글로벌 경쟁사와 겨루겠다는 구상이다. 곽 사장은 “고객별로 차별화된 스페셜티 메모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가는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최태원 회장의 결단…키워드는 ‘신사업·후계구도’

그룹 2인자로 사촌 최창원 부회장…SKT·SK하이닉스 등 AI 조직 강화

손기호 기자 승인 2023.12.08 09:37 | 최종 수정 2023.12.08 10:10 의견 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3'의 비즈니스 리더스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장기간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서든데스(돌연사)’론을 강조하며 위기 돌파를 선언한 그는 인적쇄신을 선택했다. 그의 인사 키워드는 ‘신사업’과 ‘후계구도’ 강화로 요약된다.

■ ‘후계구도’ 강화…사촌 최창원·장녀 최윤정 앞세워

SK그룹이 지난 7일 실시한 임원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면은 4명의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다. 최근 있었던 도쿄포럼에서 최태원 회장이 이들 4명에 대해 교체를 예고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던 것.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SK그룹에서 오랜기간 CEO로서 경영 일선에 앞섰던 이들은 경영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난 것. 60대인 이들을 대신해 50대의 젊은 경영진이 투입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그룹의 2인자 자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7일 선임됐다. (사진=SK그룹)


‘그룹 2인자’로 여겨지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낙점했다. 최 부회장을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 수장으로 불렀다. 최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경영은 회장과 의장의 투톱 체제로 강화하며 최 회장 취임 25년 만에 처음으로 사촌 경영에 나섰다”며 “오너가의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낸 것이고 후계구도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 산하에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지팀을 통합해 그 수장에 최 본부장을 세웠다. 입사 6년 만에 임원이 된 최 본부장은 34세로 최연소 임원에 올랐다.

■ 신사업 강화 위해 젊은 피 수혈…SKT·SK하이닉스, AI 중심 개편

또 하나의 키워드는 ‘신사업 강화’다. 계열사 사장단들은 신사업을 이끌만한 젊은 피를 수혈해 모두 40~50대를 세운 점이 특징이다.

SK㈜ 사장에는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엔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이 선임됐다. SK실트론 사장엔 이용욱(56) SK㈜ 머티리얼즈 사장이, SK에너지 사장은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가, SK온 사장은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맡게 된다. SK㈜ 머티리얼즈 사장엔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에는 김원기(53)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보임됐다.

유영상 SK텔레콤(SKT) 사장이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에이닷’(A.)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며 SKT의 AI 서비스 사업 전략인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SKT)


계열사 대표가 대거 교체되는 가운데서도 유영상 SK텔레콤(SKT)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유 대표는 글로벌 ‘AI 컴퍼니’ 과제를 수행 중이다. 그가 세운 ‘AI 피라미드’ 신사업 전략을 지속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SKT는 글로벌 시장에서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전담팀 ‘톱 팀(Top Team)’ 조직을 신설한다. 글로벌 솔루션 오피스도 신설해 AI DC, UAM, AI반도체, 양자, 엑스칼리버 등 AI 솔루션 관련 내부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시장에 맞춰 사업 확장을 추진하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곽노정 사장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4회 반도체대전(SEDEX2022)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박정호 부회장이 퇴진하고 곽노정 단독 대표 체제가 됐다.

박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맡는다. 다만 그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AI 동맹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신 곽 사장을 도울 인물로 김주선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SK하이닉스는 김 사장을 AI 반도체 핵심 소재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시장 선도를 위한 새 조직인 ‘AI Infra(인프라)’의 수장을 맡도록 했다.

‘AI Infra(인프라)’에는 그간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Business’를 신설된다. 기존 ‘GSM’ 조직도 함께 편제된다.

곽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 경쟁에서 우수 인재 확보와 HBM 및 DDR5 부문에서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갖춰 삼성전자 등 글로벌 경쟁사와 겨루겠다는 구상이다.

곽 사장은 “고객별로 차별화된 스페셜티 메모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가는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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