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경쟁이 막판 변수 속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9일 입찰 마감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각각 15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선제 납부하며 사실상 수주전에 돌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마지막까지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며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재건축 사업의 수주 경쟁을 넘어서 향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핵심 지표로 평가되는 만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 7차 단지를 방문해 현장 검토를 하고 있다(위). 지난 16일에는 삼성물산이, 18일에는 대우건설이 각각 입찰보증금 150억원을 납부완료했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사진=삼성물산, 대우건설)
■ 삼성물산·대우건설, 입찰 전 150억 선납…조합 표심 정조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입찰 마감을 앞둔 시점에서 조합에 각각 현금 150억원을 선제 납부하며 진정성 있는 참여 의지를 피력했다. 통상 입찰보증금은 마감일에 맞춰 납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처럼 조기 납부는 드문 사례다. 이는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합원 신뢰 확보를 위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자사의 대표 브랜드 ‘래미안’을 앞세워 개포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그릴 상징적 설계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설계사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조합원들에게 프리미엄 주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고의 주거 공간을 위한 특별한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보현 대표이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독려하며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의 리뉴얼과 프랑스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와의 협업을 통해 고급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조합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게끔 차별화된 설계와 고급 주거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입찰 참여 여부를 마감일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단지 내에 자체 홍보관을 설치해 사업에 대한 관심은 드러내고 있지만 최종 입찰 여부는 막판까지 신중히 검토 중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현재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더샵을 기반으로 친환경 기술, 스마트홈 시스템, 커뮤니티 특화 설계 등을 내세우며 최근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 개포우성7, 입지·사업성 모두 갖춘 상징적 단지…향후 판도에 영향
개포우성7단지는 1987년 준공된 15개동, 802가구의 노후 단지로, 이번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총 1122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용적률 157% 수준으로 사업성이 우수하고, 예상 공사비는 약 6778억원, 3.3㎡당 공사비는 880만원으로 추산된다.
교통 여건도 우수하다. 인근에는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이 위치해 있고, 강남권 핵심 입지에 속하는 만큼 교육환경과 시세 상승 기대감도 높다.
이러한 입지와 규모로 인해 이번 수주전은 삼성물산·대우건설뿐 아니라 포스코이앤씨까지 고심하게 만들 정도로 상징성과 사업성이 결합된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 브랜드·설계·책임감…삼파전 속 전략 다각화
삼성물산은 압도적인 브랜드 신뢰도와 글로벌 설계 협업, 친환경 기술 등을 앞세우며 ‘프리미엄 주거’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대우건설은 리뉴얼된 써밋 브랜드를 통해 고급화 전략에 집중하면서도 커뮤니티와 스마트홈 중심 설계로 실용성과 차별화를 동시에 노린다. 포스코이앤씨는 더샵 브랜드와 ESG 기반 기술력, 설계 완성도를 무기로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는 총 300억원(현금 150억원 + 이행보증보험 15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번 조기 선납은 단순한 자금력 과시를 넘어 책임감 있는 참여자로서의 상징적 행보로 조합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개포우성7단지 입찰은 이날 마감되며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8월23일 열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입찰을 넘어 강남권 재건축의 고급화 흐름과 브랜드 경쟁, 설계 차별화 전략이 집약된 분수령”이라며 “시공사 선정 결과는 인근 개포우성4차를 비롯한 향후 재건축 수주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에 따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향방과 각 건설사의 고급 브랜드 전략에도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조합원들의 최종 선택은 단순한 공사비를 넘어서 브랜드 가치와 설계 경쟁력, 사업 추진력, 사후관리 등 총합적 역량에 대한 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