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수주한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아파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 개포동에서 마지막 남은 대단지 재건축 사업인 개포주공 6·7단지를 수주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중심으로 한 개포 타운화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총 1조5138억원대의 이번 사업은 향후 분양가 책정에 대한 기준 마련과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 간 타운화 경쟁 구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24일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 대상자였던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개포 일대 4개 단지를 시공하게 됐다.

이번 수주는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조합은 앞서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이에 따라 관련 규정에 따라 조합은 현대건설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고, 결국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어 시공사로 확정됐다.

■ ‘1.5조 대형 사업’ 수주…한남4구역과 맞먹는 규모

이번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만 약 1조5138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185번지 일원 11만6682㎡ 부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지하 5층~지상 35층 21개 동, 총 269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한다.

규모 면에서는 지난 1월 삼성물산이 수주한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공사비 약 1조57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한남4구역에 이어 또 하나의 강남권 랜드마크가 들어서는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포주공 6·7단지는 입지와 사업성 면에서 ‘개포동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불려왔다. 개포 주공 1·2·3·4·8·9단지는 이미 재건축을 완료해 입주까지 마친 상태다. 지난해에는 5단지가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확정됐고, 이번 6·7단지가 마지막 남은 구역이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예상과 달리 삼성물산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비업계에서는 “브랜드와 실적, 시공능력을 모두 갖춘 현대건설과 맞붙는 데 따른 전략적 판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은 단독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시공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아파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 ‘디에이치 타운’ 완성 수순…개포 일대 4개 단지 시공

이번 수주로 현대건설은 개포동 일대에서 디에이치 브랜드 단지 4곳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는 고급 설계와 품질을 앞세워 강남권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앞서 개포주공 1단지(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 8단지(디에이치 자이 개포)를 성공적으로 시공하며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6·7단지도 ‘디에이치’ 브랜드를 사용하며 ‘디에이치 르베르’라는 이름으로 확정했다. ‘르베르’는 프랑스어 정관사 ‘Le’와 자연의 생명력을 의미하는 ‘Vert’를 결합한 명칭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프리미엄 주거단지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대건설은 단지 내 차별화된 설계도 제시했다. 대모산입구역과 단지를 직통 연결하는 무빙워크 설치를 통해 개포 최초 초역세권을 구현하고, 실사용 면적과 하이엔드 마감재를 적용한 개포 최대 및 최고 수준의 주거공간을 제안했다고 현대건설은 설명했다.

또한 최고 115m 높이의 스카이라운지, 카페테리아,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등도 개포 최대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입주 시점부터 커뮤니티 시설을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 준비 과정을 최소화하는 등 사용자 중심의 전략도 강조됐다.

■ 디에이치 타운화 전략 본격화…정비시장 판도 변화 주목

이로써 개포동에는 사실상 ‘디에이치 타운’이 형성되며 브랜드 타운 선점 경쟁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수익성과 시공 안정성을 모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단순한 시공을 넘어 브랜드력, 설계력, 재무 건전성 등 종합 역량을 평가받는 무대”라며 “현대건설은 개포를 중심으로 브랜드 타운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건설사”라고 평가했다.

현대건설은 시공사 선정이 확정됨에 따라 조합과 본계약 체결, 설계도면 확정, 인허가 절차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착공과 분양 일정은 2026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업계는 향후 분양가 책정, 청약시장 반응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디에이치 르베르를 통해 개포 지구의 프리미엄 주거 단지를 완성하고 하이엔드 브랜드의 입지를 서울 전역으로 확장시켜 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조합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최고의 제안서와 책임 있는 자세로 수주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