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한 가전업체가 광고에 사용했던 이 슬로건은 우리나라 광고사에 남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누구나 경험과 직관을 통해 이 말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 이전에 경영자와 임직원은 수 많은 고민과 검토, 논의를 거듭한다. 그렇게 결행한 신사업 투자, 인수합병(M&A) 등 경영 판단은 10년 후 기업을 바꿔놓는다. Viewers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지난 10년 전 내렸던 판단이 현재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추적하고 아울러 앞으로 10년 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LG사이언스파크 전경.(사진=LG)


LG사이언스파크는 현재 여러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융복합적 신기술과 신사업을 모색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계열사간 소통과 융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트업들과의 교류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가는 허브가 된 것이다. 아울러 지역을 위한 활동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구개발의 허브이자 상생의 허브가 되고 있다.

■ 계열사 벽 허물고 머리 맞대며 시너지 모색

이를 대표하는 연례행사가 'LG 스파크(SPARK)'다. 이는 8월말부터 3주간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리는 각기 다른 성격의 4개 행사를 통합한 명칭이다. DX페어, 슈퍼스타트데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 컬처위크로 구성돼 있다.

2024년부터는 계열사의 R&D 신기술을 공유하고, 외부전문가와 난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행사인 'LG 테크페어'도 신설됐다. 지난해 LG 테크페어에서는 계열사 R&D 구성원들이 모여 연구 현황을 서로 공유하고 시너지 창출 기회를 모색하며 기술 난제 해결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그간 계열사 혹은 분야별 기술 교류 행사를 수시로 진행해왔지만, 8개 계열사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LG는 LG 테크페어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AI, Bio, Cleantech(A·B·C) 분야 외에도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모빌리티, 소재·부품까지 6개 영역에 걸쳐 총 60여개의 전시 부스를 마련해 각 계열사의 첨단 기술과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또 미래 '게임 체인저'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계열사 간 경계를 넘는 융복합 R&D 워크샵도 진행했다. 지난해 워크샵에서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세탁기'를 논의해 주목 받았다. '당뇨·비만 관리를 위한 채혈 없는 혈당 측정기술' 등 난제를 두고 토의도 열렸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계열사 한 곳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다양한 계열사가 머리를 맞대 융복합 시너지를 내야하는 이유다.

■ 스타트업, 지역과의 상생 '핵심 공간'으로 진화

'테크페어'의 초점이 계열사간 시너지에 맞춰져 있다면 '슈퍼스타트데이'는 스타트업들과 신기술, 신사업에 대한 협업 성과를 만들어가는 행사다. 지난해에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50여 곳이 각자의 기술을 선보였다. LG는 많은 스타트업이 LG사이언스파크를 테스트베드로 삼고 기술검증(PoC)을 거쳐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LG 스파크' 마지막 주에는 '컬처위크'를 진행한다. LG 구성원들과 지역주민, 산학인재들이 즐길 수 있는 강연과 거리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체력과 노래 실력을 경합하는 행사를 통해 LG사이언스파크 구성원간 팀워크를 다지는 시간도 열린다. 또 LG아트센터와 연계한 예술 특강 등을 진행하며, 컬처위크 참가자들에게 기술,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나가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 관계자는 "LG 스파크는 지난해 4개 행사를 열어 총 4만7000여명이 참가했다"며 "LG 구성원과 산학 인재, 외부 파트너사, 스타트업, 소상공인,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문화·혁신·예술 축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