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 키우기'. 출시 하루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그동안 PC '메이플스토리'를 약 9년간 플레이해왔지만, 매일 접속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사냥이 너무 지루하다'는 점이다. 모든 RPG가 궤도에 오르면 반복 노가다를 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PC '메이플스토리'는 실시간 조작 게임인 만큼 결국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그 귀찮은 작업을 모두 '자동사냥'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고민을 캐치한 듯 '메이플스토리'가 방치형 RPG로 등장했다. 출시 하루만에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화제의 게임, '메이플 키우기'를 플레이해봤다.

필드에서 자동사냥을 지원한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메이플 키우기'는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자동 성장과 수집형 시스템을 결합한 게임이다. 누구나 쉽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고, 빠른 수직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메이플 키우기'에서는 접속과 동시에 2000년대 초반 '메이플스토리' 감성이 느껴졌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퀘스트를 받고, 헤네시스·엘리니아와 같은 원작의 마을과 필드를 탐험하며 주황버섯·리본돼지·스텀프 등 상징적인 몬스터들을 사냥하게 된다.

총 8개의 직업이 준비됐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직업 구성도 마찬가지다. '메이플 키우기'에는 초창기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모험가' 직업군만 등장한다. 각각 전사, 마법사, 궁수, 도적으로, 각 직업은 고유 스킬을 통해 사냥을 하고 일정 레벨을 달성 시 전직을 통해 새로운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성장 역시 방치형 RPG답게 간단하다. 주어진 미션에 따라 몬스터를 잡거나 던전을 클리어하면 된다. 필드 사냥은 모두 자동으로 이뤄지며, 플레이어는 가이드에 따라 스킬을 레벨업하고 장비를 교체해주면 된다.

게임 볼륨도 기대 이상으로 풍부했다. 각 챕터는 10개 스테이지로 구성됐으며, 각 스테이지는 각기 다른 몬스터가 등장한다. 또 무기·경험치·장비 등 5개의 성장 지원 던전이 마련됐다. 필드 사냥에서 성장 한계치에 부딪히면 던전을 돌아 추가 보상을 획득해 다음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구조다.

편의성도 충분하다. 사냥에서 얻은 장비는 자동으로 분해하는 기능은 물론, 무기·동료 소환 재화가 충분히 쌓이면 알림을 통해 곧바로 알려준다. 캐릭터를 움직이는 AI 또한 다층 구조를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원활한 사냥을 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패스권 및 소환(뽑기)가 주요 BM이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주요 과금은 월정액 패스 및 무기·동료 뽑기다. 먼저 패스권을 구매하면 각종 유료재화 및 광고 스킵 기능을 제공한다. 스킬 레벨업에는 최소 1분에서 길게는 한시간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단축하고 빠르게 스테이지를 밀 수 있었다.

무기·동료 뽑기로 구성된 소환은 각 누적 소환 횟수에 따라 소환 등급이 올라간다. 더 높은 등급일수록 더 좋은 무기·동료가 나오는 방식이다.

특히 동료 기능은 필드·보스 전투에서 도움이 되는 캐릭터를 소환한다. 싱글 게임이지만 동료와 함께 사냥하면 마치 파티플레이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료 레벨이 올라가면 소환할 수 있는 수도 계속 늘어난다.

비교적 저렴한 핫딜 상품으로 과금 허들을 낮췄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또 일정 시간마다 '핫세일'이라는 팝업 상품이 등장한다.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하면 고등급 무기·장비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무과금으로도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돌파 가능하지만, 플레이어에게 보다 많은 선택지를 주기 위한 설계로 보인다.

이외에도 월드보스, 파티퀘스트, PvP 아레나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해당 콘텐츠에서는 패턴 회피를 위해 일부 수동조작이 요구된다. 특히 사냥을 진행하면서 '마을'을 방문할 수 있는데, 마을에서는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거나 NPC로부터 무작위 퀘스트를 수령할 수 있다. 방치형 RPG로서는 드물게 MMO 요소도 결합한 셈이다.

코디 아이템 구성은 다소 부족했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다만 아쉬운 부분은 수동조작이 그다지 매끄럽지 않다는 점과, 코디 등 꾸미기 요소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점이다. 특히 코스튬의 경우 초창기 '메이플스토리'에 있던 다소 덜 세련된 아이템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훨씬 화려한 아이템이 많은 PC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로서는 구매 의욕이 뚝 떨어지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메이플 키우기'는 원작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방치형 특유의 재미를 결합한 상당한 수작이었다. 특히 약 2시간 분량의 플레이타임 동안 한 번도 눈을 돌리지 않고 게임에 몰두했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다. 단순 방치형 게임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풍부한 분량인 만큼, 출퇴근길에서 맘편히 즐겨봐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