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임시 조직으로 운영해온 ‘사업지원T/F’를 상설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격상하고, 초대 사업지원실장에 박학규 사장을 선임했다.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업지원T/F장에서 물러나 회장 보좌역으로 이동하며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용퇴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7일 사장단 및 임원 위촉업무 변경 인사를 발표하고 사업지원 조직 개편 내용을 이처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사업지원T/F가 담당하던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간의 사업 조율·지원 기능을 정식 조직 형태로 재정비한 것으로,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그룹 내부에서 가장 큰 구조 변화로 평가된다.

박학규 신임 사업지원실장은 과거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을 지냈다. 그는 삼성전자 DS부문·DX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친 재무·조직관리 전문가로 평가된다. 지난 2022~2024년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활동하며 핵심 의사결정에도 참여했다.

박 실장은 이재용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이 회장의 현장 경영에도 자주 동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주요 참모진 재배치도 이뤄졌다.

사업지원실은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간 전사 전략 조율, 계열사간 시너지 검토, 경영진단, 인사 관련 핵심 지원 기능 등을 맡게 될 전망이다.

특히 DS·DX 등 사업부 간 교차 이슈가 늘고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 체계가 필요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현호 부회장의 회장 보좌역 이동은 사실상 10년 이상 이어온 그룹 내부 조율 업무에서 한 발 물러나는 의미를 갖는다. 정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시절부터 주요 현안을 총괄해 왔으며, 2017년 미전실 해체 이후에도 사업지원T/F를 이끌어 왔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삼성의 내부 컨트롤타워 재정비의 신호탄이자,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의사결정 속도와 사업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지원실 신설은 사업부 및 계열사 간 협업 구조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략팀·경영진단팀·People팀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사업 지원 기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사업지원T/F 사장단과 임원의 위촉업무 변경 요약.

▲정현호 부회장: 사업지원T/F장에서 삼성전자 회장 보좌역으로 이동

▲박학규 사장: 사업지원T/F →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

▲최윤호 사장: 경영진단실장 → 사업지원실 전략팀장

▲주창훈 부사장: 사업지원T/F →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장

▲문희동 부사장: 사업지원T/F → 사업지원실 People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