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장중 낙폭의 상당부분을 만회하며 4000선을 지켜냈다.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미국 증시부터 몰려오며 매도 장중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지만 개인들이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충격을 완화시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17.32p, 2.85% 하락한 4004.42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초반부터 대규모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이날 순매도 규모(2조5000억원) 중 절반 가량인 1조2200억원이 SK하이닉스에 몰리며 그간 집중 매수의 일부를 되돌림했다. 삼성전자 주식 역시 1620억원 가량 내다 팔았다.

대장주들의 급락에 코스피지수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6%대까지 하락폭을 키우면서 3867.8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4000선 아래로 밀려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역시 약세를 보이면서 두산에너빌리티 -6.59%,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94% 등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반면 개인은 이날 2조56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며 조정 분할 매수에 집중했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곳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개인 순매수는 이날 각각 1조3800억원, 3조1620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장중 낙폭이 7%대까지 벌어졌던 삼성전자는 10만원대를 사수하며 정규장을 마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밤 뉴욕 증시에서 불거진 AI 거품론으로 인한 충격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인하 불확실성이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는 최근 가격조정 없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오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던 상황이었다"면서 "추세전환이 아닌 최근 급등에 따른 단기 과열해소다. 펀더멘털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AI와 기술주 모멘텀이 부러진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 요인이 해소되는 국면에서 기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고, 정부의 상법 개정안이 11월 국회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은 중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코스피지수는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칠 수 있으나, 기술적으로 370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