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아워 바디' 스틸
사진=영화 '아워 바디' 스틸

■ ‘아워 바디’: 몸에 대한 탐구, 그 안에 담긴 청춘의 고민

26일 개봉한 ‘아워 바디’는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청춘 자영(최희서 분)이 달리는 여자 현주를 우연히 만나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다뤘다. 주인공으로 나선 최희서는 이 영화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청춘의 고민이라는 보편적 소재를 ‘달리기’를 통해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몸의 변화와 자영의 성장이 적절하게 맞물리는 등 영화의 주제와 표현 방식이 한 방향을 향하고 있어 몰입도가 높다. 의지와 노력이 있으면 정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몸’의 변화를 깊이 파고드는 시선이 돋보인다. 자영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나’에게 집중하는 삶이 더 의미 있다는 명징한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체득된다.

■ ‘메기’: 믿음에 대한 재기 발랄한 접근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영화로, 26일 개봉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영화 '메기' '미드 90' 스틸
사진=영화 '메기' '미드 90' 스틸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부터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현실과 상상을 오가며 메시지를 빚어내는 솜씨가 능숙하다. 믿음에 관한 발칙한 상상을 담은 ‘메기’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엉뚱한 전개가 매력적이다. 참신함으로 무장한 신인 감독의 도전 정신이 돋보인 영화다.

■ ‘미드 90’: 찬란하게 빛나던 그때 그 시절 여름

1990년대 L.A, 넘어져도 좋은 스케이트 보드와 함께 일어서는 나쁜 친구들로 인해 처음으로 뜨겁고 자유로운 여름을 맞이한 스티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5일 개봉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헤일, 시저’ 등에서 활약한 배우 조나 힐의 감독 데뷔작이다.

형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스티비를 비롯해 레이, 루벤, 에스티, 4학년 등 소외된 아이들이 방황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스케이트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소년들의 자유로움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시원해진다. 섬세하게 그려낸 예민한 청소년들의 심리는 물론, 저항이라도 하듯 거침없는 스케이트 보드 장면이 볼거리를 충족시킨다. 카세트테이프, VHS 테이프 등 1990년대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레트로 감성을 즐기는 재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