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화학군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처음 참가했다. (사진=서효림 기자)

롯데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석유화학 중심의 전통적인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배터리, 수소, 자율주행 등 신사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총출동해 그룹 차원의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을 선보였다. 롯데는 이번 전시에서 배터리 핵심 소재, 수소 밸류체인,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엘 모빌리티 파노라마(L.Mobility Panorama)’를 공개하며, 단순한 참여를 넘어 시장 주도자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롯데 모빌리티 전략 '배터리, 수소, 자율주행'

롯데의 전시관은 ▲모빌리티 기술존 ▲자율주행존 ▲수소 밸류체인존 등 세 개의 주요 섹션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모빌리티 기술존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의 전기차 충전기 브랜드 이브이시스(EVSIS)를 선보였다. 또 롯데케미칼이 개발한 배터리용 고기능성 플라스틱 소재도 함께 전시됐다. 또 전기차 경량화 및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을 강조했다

국책사업인 ‘한국형 차량간통신(V2V) 자율주행차’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롯데이노베이트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시속 40㎞ 주행 허가를 받은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 시승 체험을 진행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실제 도로에서 시험 운행 중인 자율주행 화물차와 배송 로봇을 전시했다.

수소 밸류체인존

수소 밸류체인존에서는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수소 사업의 전체 밸류체인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에서 생산된 수소가 충전소로 이동하는 과정, 울산공장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전기가 생산되는 과정 등을 그래픽과 모형, 영상으로 입체적으로 연출했다.

그룹 차원의 모빌리티 강화···석화 시장 불황 타개 위한 필수 전략

롯데의 모빌리티 사업 확장은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신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미국 CES에 참석해 롯데이노베이트의 모빌리티·메타버스 사업을 직접 점검했다. 신 회장이 미래 주요 사업으로 낙점한 수소는 올해 하반기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프랑스 에어리퀴드와 합작법인 ‘롯데에어리퀴드에너하이는 올해 하반기 중 대산공장 내 수소출하센터 상업가동을 시작하고, SK가스와 설립한 합작법인 롯데SK에너루트도 울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세계 최초로 국내에 개설되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테슬라 차세대 배터리에 들어갈 고급 동박 공급을 시작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배터리와 수소가 롯데의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그룹 후계자로 거론되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부사장도 주요 신사업을 챙기고 있다. 신 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그룹 내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향후 모빌리티 사업에서도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의 모빌리티 사업 확대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지만, 그 배경에는 석유화학 업황 불황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신사업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4미터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 포토존이 마련된 롯데 전시관 (사진=서효림 기자)

미래 경영 시험대 될 신사업···미래 성장 가능성 열어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롯데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그룹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배터리, 수소,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까지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신을 공식화한 롯데.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수소 투자’와 신유열 부사장의 미래 경영 시험대가 맞물리면서, 향후 롯데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이 완전히 자리잡지는 않았지만, 전환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수소가 핵심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배터리 소재와 수소 사업을 함께 추진하며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