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진창현 카카오노조 산하 엑스엘게임즈분회 부지회장, 노영호 웹젠노조 지회장,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 이장주 특위 부위원장,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지회장(네이버 지회장), 차상준 스마일게이트노조 지회장, 송가람 엔씨소프트노조 지회장.
게임 노조가 포괄임금제 폐지, 게임 인식 개선, 노사정 협의체 구성 등을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에 요구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는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게임, 사람, 이야기'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 노조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제언을 수렴하기 위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이버,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웹젠, 엑스엘게임즈 등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해 IT업계의 노동환경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노동 환경 개선 ▲게임에 대한 인식 제고 ▲노사 관계 등이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지난 정부에서는 게임 산업을 특수하게 바라보며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려고 했다"며 "사실 게임 종사자들은 일반 사무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포괄임금제와 관련해 "대형 게임사에는 포괄임금제가 대부분 폐지됐지만, 중소게임사나 자회사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노조 부위원장(네이버 노조 위원장)도 "포괄임금제가 폐지되면 불필요한 회의 등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동시에 노동자들의 워라밸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등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오세윤 화섬노조 부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비극적인 선택을 한 분이 있었는데, 그 책임이 가장 큰 경영 책임자를 네이버가 다시 불렀다"고 말했다.
최인혁 네이버 전 COO는 지난 2021년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나, 지난 15일 CEO 직속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복귀를 알렸다.
오 지회장은 "이 같은 사건이 IT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며 "창업자를 중심으로, 창업자를 따르는 소수의 경영진이 결정권을 맡으며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지회 지회장은 주 4일제 근무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최대 52시간 근무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주 4일, 혹은 4.5일제로 가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에 발 맞춰야 한다"며 "게임과 같은 창의성이 중시되는 산업은 노동 시간 증가가 반드시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지회장은 게임업계의 고용 불안정성을 언급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분사를 사례로 들며 "자회사 분사는 본사가 고용안정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이 같은 경우가 중소게임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기업에서 비일비재하다. 국내 게임업계의 높은 이직률은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노영호 웹젠 지회장은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게임 개발자 직업 가치 존중 등 노동자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지회장은 노사정 협의체를 산업 발전 및 정책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각 노동자들의 업무가 창의성에 기반한 만큼 업무 평가에 있어 노사 간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각 직군별, 혹은 장르별 평가 기준을 만들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지회장 역시 인사 평가의 공정성 확보 의무화를 제안하며 "게임사의 인사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이나 2차 가해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과 같은 산업은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노동 조건이 필수적"이라며 "대한민국 게임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은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지속 가능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조 의원은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요청에 대해 "현행 제도로도 충분하며 예외 적용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한편, 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는 이날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오는 27일 정책 제안식에서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