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치지직)

e스포츠 대목이 다가오면서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네이버 치지직과 SOOP(구 아프리카TV)가 대형 e스포츠 대회 중계권을 확보한 가운데,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은 최근 사우디에서 오는 8월 24일까지 진행되는 EWC(이스포츠 월드컵)의 3년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EWC는 글로벌 e스포츠 분야 최대 대회로, 각각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등 24개 종목에서 200개팀 선수 2000여명이 참여한다. 모든 경기 결과를 종합해 가장 높은 포인트를 기록한 팀이 '클럽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상금 규모만 약 7000만 달러(약 1000억원)에 달한다.

치지직은 이번 대회에서 국내 e스포츠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14개 종목에 대해 실시간 중계를 진행한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분야에서는 T1·젠지·한화생명·DRX·농심 등 국내 프로팀들이 대거 출전하는 만큼 전문 중계진을 섭외했다. 이에 더해 인기 스트리머들을 직접 사우디 현장에 파견해 보다 생생한 경험을 전달할 계획이다.

콘텐츠 분야에도 공을 들인다. 치지직은 '무한도전', '더 지니어스', '디지몬 어드벤처' 등 인기 예능·애니메이션·영화 등을 대거 확보하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네이버멤버십 신규 혜택으로 엑스박스 'PC 게임패스'를 추가하는 등 네이버 생태계와의 협업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도 선보인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성장세에도 파란 불이 켜졌다. 방송 트래킹 솔루션 소프트콘뷰어십에 따르면 지난 6월 치지직 평균 시청자는 11만614명으로 집계됐다. 1위 SOOP(14만1287명)에 비하면 약 3만명 정도 뒤쳐졌지만, 지난 5월 약 2만명의 차이에 비하면 차이가 줄어드는 추세다.

(사진=SOOP)

SOOP은 MSI(미드인비테이셔널) 등 e스포츠 경기 중계와 더불어 소속 스트리머들의 IP를 강화하며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대대적인 UI·UX 전면 개편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스트리머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팬들이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먼저 금전적 지원방안이 눈길을 끈다. SOOP은 지난 3월부터 콘텐츠지원센터 예산을 전년 대비 두 배 늘리고, 지원 항목도 ▲게임 서버비 ▲버추얼 콘텐츠 제작비 ▲굿즈 제작비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스트리머들이 부담없이 콘텐츠 제작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스트리머를 위한 브랜딩 및 수익화 지원도 진행 중이다. OGQ(오픈 글로벌 퀘스천) 마켓을 통한 이모티콘 제작 및 판매는 물론, 자체 커머스 플랫폼 '숲토어'를 통해 스트리머가 직접 의류, 키링, 응원봉 등 굿즈를 출시할 수 있도록 디자인부터 제작, 유통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아울러 구독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며 '별풍선' 외의 수익 구조를 마련한다. 기존 티어1, 티어2로 구분됐던 요금제를 '구독 베이직', '구독 플러스'로 변경하고, 최대 5단계 티어 구독까지 스트리머가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해 구독자 혜택을 강화했다.

보유한 자체 인프라를 통해 e스포츠 대회 또한 운영 중이다. 서울의 ▲상암 SOOP 콜로세움 ▲잠실 DN 콜로세움 ▲삼성 프릭업 스튜디오 등 대형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공식 프로 리그는 물론, 스트리머가 여는 오프라인 대회까지 생태계를 확장한다. 롤 SLL, 스타크래프트 STL 대회 등이 대표적이다.

SOOP 관계자는 "단순히 일회성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시즌제 운영 등 지속 가능한 구조를 통해 콘텐츠가 독립적인 IP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