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11월 기준 전용면적 1㎡당 평균 분양가가 처음으로 800만원을 돌파했고, 59㎡·84㎡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사비·택지비 상승과 서울 규제 강화로 인한 경기 지역 분양 쏠림이 맞물리며 분양가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흐름이다.

서울 한강변 주택가. (사진=연합)

4일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청약홈에 집계된 11월 전국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82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3.61%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5% 올랐다. 자료가 집계된 이후 처음으로 800만원선을 넘어선 것이다.

상승 폭도 컸다. 올해 9월 778만원, 10월 798만원에 이어 11월 827만원으로 세 달 연속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전달 대비 29만원이나 뛴 것은 2021년 이후 가장 큰 한 달 상승폭이다.

소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전국 59㎡ 평균 분양가는 5억843원으로 처음 5억원을 넘었다. 경기에서는 6억9614만원, 세종 4억5686만원, 경남 3억3909만원 등이 최고가를 새로 썼다. 서울은 13억6297만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서울 84㎡ 분양가격이 12억~13억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소형 평형이 중형 가격대까지 치고 올라가며 시장 전반의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모습이다.

중형의 대표 평형인 84㎡ 평균 분양가 역시 상승했다. 11월 전국 84㎡ 평균 분양가는 6억959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11억462만원으로 처음 11억원대를 넘어섰다. 지역별 상승률은 대전(23.08%), 제주(12.91%), 충남(7.83%), 대구(6.59%)가 전국 평균(3.44%)을 웃돌았다.

고분양가 단지도 속출했다. 11월 분양 단지 중 ㎡당 분양가 1000만원을 넘긴 곳은 전국 6곳이었다. 수도권에서는 광명 ‘힐스테이트 광명 11’이 1908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안양 ‘안양자이 헤리티온’ 1475만원, 성남 ‘복정역 에피트’ 1461만원, 의왕 ‘의왕시청역 SK VIEW IPARK’가 1254만원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경남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 1150만원, 제주 ‘이안 연동스퀘어’ 1025만원 등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공급량은 줄었지만 여전히 1만 가구 이상이 공급되며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공급은 총 1만4286가구로 전월 대비 3213가구 감소했지만, 6개월 연속 1만 가구 이상 유지됐다.

다만 지역별 편차는 컸다. 서울·대구·광주·대전·강원·충북은 신규 공급이 전혀 없었고, 경기도(7350가구)와 인천(1841가구), 충남(1372가구) 등 특정 지역에 공급이 집중됐다. 경기도는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공급 쏠림이 구조적으로 강화되는 모습이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11월 분양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경기권에 집중됐다”며 “공사비·택지비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규제지역 내 공급이 줄어들면 희소성이 더 높아져 분양가 상승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