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알트코인 시즌이 나타나지 못한 것은 투자심리 위축보다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iM증권은 알트코인 시장 약세 배경으로 자금 성격 변화와 펀더멘탈 및 공급 문제를 짚었다.

30일 iM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알트코인 시즌 인덱스(Altcoin Season Index)는 37 수준이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알트코인 중 37%만 비트코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시즌 인덱스가 최근 90일 동안 75를 웃돌아야 알트코인 시즌으로 정의하는 만큼, 알트코인 장세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시즌 인덱스가 75를 상회한 기간은 약 열흘(9월 11일~21일)에 불과했다.

양현경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알트코인 장세가 형성되지 못했다"며 알트코인 약세 배경으로 ▲유입 자금 성격 변화 ▲펀더멘탈 한계 ▲구조적 공급 부담을 꼽았다.

양 애널리스트는 알트코인 유입 자금의 성격 변화에 대해 "과거 알트코인 강세장은 개인 투자자 중심 투기자금이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순환하며 형성됐지만, 현재는 디지털 재무기업(DAT)과 기관,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재편됐다"며 "이전과 달리 비트코인에서 이탈한 자금이 알트코인 시장으로 유입되지 않는 구조적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특히 ETF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알트코인보다 AI 관련주나 금·은 등 전통 자산 ETF로 재배치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알트코인 ETF가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에 국한돼 알트코인 전반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점도 자금 순환 약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알트코인 펀더멘탈에 대해선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 서사와 기대감만으로 가격 상승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기술적 완성도와 실사용 기반, 규제 대응력 등 현실적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며 "다수의 알트코인 프로젝트가 명확한 수익 모델이나 사용 사례를 입증하지 못해 기관 투자자나 장기 자금 유입이 제약됐다"고 했다.

구조적인 공급 부담도 알트코인 약세를 부추겼다. 양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강세에도 알트코인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는 제한된 수요 환경 속에서 공급 압력이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2021~2022년 강세장 국면에서 출시된 여러 프로젝트가 올해 대규모 토큰 언락 구간에 진입해 가격 반등 시마다 매도 물량이 출회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