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에 개입, 글로벌 유가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유가 안정화에 따른 아시아 정유사와 미국 유틸리티 업종 수혜를 기대했다. 투자 자산으로는 국내 정유업체인 S-Oil, 유틸리티 상장지수펀드(ETF)인 XLU, VPU ETF를 권했다.
8일 하나증권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고 봤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원유를 불법 수송하는 그림자 선단(Dark Fleet)을 12척 이상 제재해 회항시키고, 원유 생산업체 쉐브론을 통해 미국 내 정유설비로 원유를 수송시킬 예정이다. 이로 인해 중국이 수입하던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물량 37만8000배럴(b/d)이 미국으로 향하게 된다.
윤재성 애널리스트는 해당 개입이 중국 정유업체에는 '부정적', 미국 정유업체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수입한 베네수엘라 원유 단가는 2024년, 2025년 3월 누적 기준 각각 배럴당 65달러, 57달러 수준"이라며 "해당 원유 수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절대적 원가 우위가 소멸될 것"이라 전했다.
반면 미국 업체에 대해선 "저렴한 중질 원유 수입 옵션이 늘어나 원유 수입량의 63%를 차지하는 상대국인 캐나다와의 협상력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미국에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들의 점유율(M/S)이 낮아지며 원유가 아시아로 향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베네수엘라의 중국향 수출 물량이 미국으로 향하면 미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슈 수입 비중이 현재 2%에서 9%로 급증할 것"이라며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아시아에 캐나다, 멕시코, 사우디, 브라질 등 중질 원유가 넘쳐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고 내다봤다.
윤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로 다양한 원유가 유입되며 중동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2015~2018년 미국의 셰일가스 붐으로 중동 원유의 공식 판매가(OSP)가 낮아진 것처럼, 올해 OSP가 하락할 것"이라 했다. 그는 유가가 하락할 때마다 정유업체에 대해 적극 매수할 것을 권하며 톱픽으로 S-Oil을 꼽았다.
이와함께 유가 안정이 전력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날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최근 30개월 평균 미국 전력물가는 +4.1% 수준으로 이라크 전쟁, 미국 내 전력 인프라 교체 시기, 중국 약진에 따른 수요 폭증 영향을 받은 2000년대 평균 물가지수(CPI)에 근접한다"며 "이는 미국 GDP의 4%를 견인하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전력 사용량 폭증 영향이다. 전력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유가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황병준 애널리스트는 "이번 베네수엘라 개입은 임기 내 유가를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라며 "최근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보다 천연가스 가격 반등으로 영업 비용이 빠르게 증가해 추가적인 이익 개선 기대감이 약화된 유틸리티 업종에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 애널리스트는 "지속되는 전력 수요와 트럼프의 유가 안정 중시 행보에 기초했을 때 최근 유틸리티 업종 하락은 매수 기회"라며 SPDR S&P500 유틸리티(XLU) ETF와 뱅가드 미국 유틸리티(VPU) ETF를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