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올해 들어 7일 연속 상승, 4600선을 돌파해 '오천피'를 눈앞에 뒀다. 다만 상승세가 반도체 업종에 국한돼 활황의 온기는 제한적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쏠림 현상을 두고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정점을 통과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대안 업종으로는 바이오·조선·방산 등이 꼽혔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 불장에도 언더퍼폼 종목 9할 이상…"반도체 쏠림, 당분간 지속"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4%(38.47p)오르며 4600선을 돌파한 4624.79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들어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초대비 9.74% 상승했다.
다만 역대급 불장에도 대부분의 기업 주주들에게 시장 호황은 남 일이다.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세를 주도해 상승 종목이 극히 일부에 한정된 탓이다. 이날 종가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821조6457억원, 545조2738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3822조2275억원)의 35.76%다. 이는 지난해 연초(22.58%) 대비 13.18%p 늘어난 수준으로 대형주 쏠림이 심화됐다.
이에 절대 다수의 코스피 기업은 코스피 상승률 대비 언더퍼폼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연초대비 코스피 수익률(9.74%)보다 아웃퍼폼한 종목은 75개로, 코스피 전종목(956개)의 7.85% 수준이다. 종목 범위를 양의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로 확대해도 32.11%(307종목)에 그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도체 대형주 위주의 쏠림 현상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사이클 수혜로 실적 상향세가 지속되고 있고, 경제 성장이 K자형 양극화 구조로 이어지며 주식시장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강대승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도 AI 관련 지출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며 "원화 약세 환경 속 수출기업에 우호적인 상황 속에서 민간·정부 자금의 AI 투자 집중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위주 상승세가 1분기 실적발표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 진단했다.
지난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전 4분기 실적, 반도체 정점 의미…JPM 헬스케어 앞둔 바이오로 대응"
반면 반도체 업종이 단기간 급등한 만큼, 쏠림이 완화될 것으로 판단, 반도체 이외의 대안 업종을주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지난 8일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가 반도체 상승 국면 전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으로 20조원을 제시했지만, 이는 1개월 컨센서스 19조8000억원에 부합한 수준"이라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진행 중임을 재확인했지만, 단기 상승 동력은 정점을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20일 평균 상승 종목비율(ADR)이 저점권에 도달했다는 것도 연말부터 시작된 극단적인 쏠림현상이 정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며 "조만간 단기 조정 또는 순환매 장세의 전개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대안업종으로는 바이오를 지목했다.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JP모건 헬스케어 이벤트를 감안해 성장주인 제약·바이오 중심 순환매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며 "최근 행사 기대로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으나 장기 시계열에서 여전히 낙폭 과대국면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 "반도체와 동행할 조선·방산 주목…고환율·정책 수혜 기대"
바이오에 이어 조선·방산 업종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고환율 환경과 국내외 정책 변화에 힘입어 반도체와 동행할 실적주란 점이 부각됐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쏠림이 더는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도체와 동행하거나 대안이 될 만한 업종·종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실적이나 가격 측면에서 매력이 있고, 호재가 포진한 방산·조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 업종에 대해선 국내외 정책 변화로 인한 수혜를 기대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트럼프 주도하에 내년 국방 예산을 1조5000억달러로 50% 이상 증액하고, 베네수엘라·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힘이 우선하는 질서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조선·방산 업종의 실적 기대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방산 4대 강국 도약이 과제로 담기는 등 방위 산업의 육성은 현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라며 "국민성장펀드 배분안에도 항공우주·방산에 약 3조6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