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사업 가상도. (사진=서울시)
완공된지 40여년이 넘은 서울 곳곳의 대형 여객·물류 터미널들이 현대식으로 탈바꿈된다. 이 터미널들은 시설 노후화와 낮은 활용도로 인한 단절 현상으로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서울은 신규 택지 공급 여력이 사실상 소진된 상태로, 재건축과 재개발을 제외하면 수천 가구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부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서울 도심과 주요 생활권에 위치한 터미널 부지가 새로운 개발 대안으로 떠올랐다.
터미널 부지 개발은 교통 기능을 유지하면서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하부에는 기존 터미널과 물류 기능을 존치하거나 현대화하고, 상부에는 주거·업무·상업·문화시설을 결합한 고밀 복합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저활용 상태였던 상부 공간을 개발해 도시 기능을 집약하고 토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노후 터미널은 2030~2031년을 전후해 일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재편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터미널 개발이 서울의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도시개발 실험의 장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동서울터미널 ▲동부화물터미널 ▲반포고속터미널(고속버스터미널) ▲양재화물터미널 ▲서부트럭터미널 ▲상봉버스터미널 등 6곳이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이다. 1987년 개장한 이후 시설 노후화가 심각했던 동서울터미널은 서울 동부권 최대 교통 거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개발에서 소외돼 왔다.
이에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를 통해 여객터미널의 기능 개선을 넘어선 복합개발시설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이 사업으로 ▲지하에 터미널·환승센터 ▲지상부 수변 휴식·조망공간 ▲공중부 상업·업무시설 등을 유기적으로 배치한다.
동서울터미널 부지에 새로 지을 건물은 지하 7층~지상 39층, 연면적 36만3000㎡ 규모의 초대형 건축물이다. 지하에 여객터미널, 환승센터를 조성해 교통 혼잡과 공기 오염을 최소화하고, 지상에는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브랜드 ‘스타필드’도 입점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동서울터미널을 인수해 이번 현대화 사업의 시행을 맡았다.
특히 이 건물은 과거 광나루터를 오갔던 돛단배를 형상화할 예정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42번가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인 원 밴더빌트(높이 427m)의 ‘서밋’ 전망대처럼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할 수 있게 조성한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착공해 2031년 새 동서울터미널이 문을 열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동서울터미널 일대를 방문해 “동서울터미널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한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서울의 또 다른 명소가 될 것”이라며 “이 곳이 한강변으로 직접 연결되는 테크가 만들어져 한강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이곳이 아주 좋은 조망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동서울터미널 개발을 주목하는 이유는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이 다 포함돼 있기때문이다.
첫 번째로는 스타필드 같은 대형 복합시설이 들어오게 될 경우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곧 주변 상권 활성화와 지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공식이다. 특히 강변역 인근의 낡은 상가들도 함께 재정비될 가능성이 켜진 것이다.
이어 고층부에 들어서는 프리미엄 업무 시설에는 이마트 본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면 배후 수요인 주변 아파트(구의동, 자양동 등)에 대한 수요는 당연히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그동안 강변역 일대는 터미널 진출입 버스들로 늘 복잡했다. 이번 개발로 강변북로와 터미널이 바로 연결되는 램프가 생기면 교통 흐름이 획기적으로 편리하게 된다. 교통이 편해지면 집값은 따라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서울터미널 인근 아파트 단지들은 한강변 프리미엄까지 맞물리며 집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자양동 한양아파트 전용 174㎡ 27억8000만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구의동 현대프라임 아파트 84㎡도 22억에 매매계약이 되면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진구는 그동안 잠실이나 성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다”며 “동서울 터미널 현대화 사업이 완성되면 ‘한강변의 새로운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