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이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DD01'은 임상 2상에서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쳤고, 48주 투약과 8주 추적 관찰을 거쳐 2026년 5~6월 조직 생검 기반 최종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최종 데이터 확보 이전에도 라이선스 아웃(L/O)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불확실성 제거'다. 회사는 12주차 데이터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48주차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지방간 감소가 섬유화 개선과 100% 직결되지 않는다는 변수를 인정했다. 그래서 침습적 평가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48주차 조직 생검 분석에 히스토인덱스의 AI 툴 'qFibrosis'를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구간에서 계약을 매듭지어 리스크를 앞당겨 털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협상 무대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다. 회사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구두 발표를 진행하고 DD01을 중심으로 핵심 파이프라인과 전략을 소개한다. 동시에 JP모건이 에이전트 역할을 맡아 글로벌 빅파마들과 다수의 미팅을 세팅했으며, 단순 실무진이 아니라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임원급과의 만남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계약이 본격적으로 가능한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는 이유도 이 지점에 있다.
DD01 이후 국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도 시장의 관심사다. 바이오 섹터에선 대형 L/O 직후 주가가 밀리는 '셀온(Sell-on)'이 반복돼 왔다. 리포트는 이런 현상이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 후속 파이프라인 성숙도 부족, 선급금 비중이 낮아 단기 실적 개선 효과가 제한되는 계약 구조가 맞물릴 때 강화된다고 짚었다. 디앤디파마텍은 "한 번의 기술이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워 셀온 우려를 낮추려 한다.
회사가 내건 '다음 카드'의 맨앞은 TLY012다. DD01이 초기·중기 섬유화(F1~F3) 환자를 타깃으로 한다면, TLY012는 말기 섬유화(F4) 및 간경화까지 커버하는 항섬유화 후보물질로 제시됐다. TLY012는 FDA로부터 임상 1상 IND 승인을 완료해 자본 투입 시 지체 없이 임상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DD01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자본은 즉각 TLY012로 이동할 예정이다. 다만 GLP-1 계열과 달리 DR5 작용 기반 치료제라 임상 1상에서 안전성 확인 뒤 본격 기술이전을 노리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비(非)MASH 축도 병행한다. 자회사 Z-alpha는 α-입자 기반 방사성의약품(RPT) 분야에서 아스타틴 기반 파이프라인을 전면에 내세웠고, 이 시장은 임상 1상에서 '안전성'만 입증해도 L/O나 M&A가 빠르게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고 봤다. NLY01은 파킨슨병 임상 2상에서 전체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60세 미만 환자군에서 치료 신호가 확인됐다는 점을 바탕으로 다발성 경화증(MS)으로 적응증 전환을 추진한다. IPMSA 연구비 지원 과제로 선정돼 연구자 주도 임상(IIT) 형태로 진행되며, 회사는 임상시험약 제공 중심으로 비용 부담을 제한하는 구조를 택했다.
파트너 변화도 체크 포인트로 남았다. 멧세라에서 화이자로 파트너가 바뀐 뒤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화이자의 자본력으로 미국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낼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파마 체제에선 비밀 유지 기조가 강화돼 개발 일정과 세부 진행의 가시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이번 국면의 결론은 'DD01 계약 자체'보다 'DD01을 어디까지 끌고 가서 어떤 조건으로 닫느냐'에 있다. 디앤디파마텍이 JP모건 무대에서 DD01의 협상력을 증명하고, 동시에 TLY012·Z-alpha·NLY01로 '딜 이후'까지 설득해낼 수 있을지가 기업가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