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빅3 조선소 중 한 곳인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숙련공이 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 1월 7조원이 넘는 수주성과를 달성했지만 실적 반등은 불확실해 보인다.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으로 철강사들이 후판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로부터 LNG운반선 2척과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 등 선박 8척을 1조8438억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5년 하반기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5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12척, 약 27억2000만달러(약 3조2700억원) 상당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지난해 1~5월 수주액을 올해는 한 달 만에 채우면서 벌써 수주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 3곳 및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 1곳과 2만4000톤급 LNG추진 로로(Roll-on & Roll-off)선 2척, 1만2500입방미터(㎥)급 LNG 벙커링선 1척, 28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선박들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3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34척 37억달러(약 4조44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174.4억달러)의 약 21.2% 달성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노후 선박 교체 수요와 함께 친환경 기조에 따른 LNG선 발주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23년부터 이미 운항 중인 선박에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1월28일 기준 톤(t)당 139.5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19일 톤당 89.8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지속 상승하고 있다. 두달 반 새 상승폭은 무려 톤당 50달러에 달한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통상 상·하반기에 한 번씩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지난해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을 상반기 톤당 10만원, 하반기 t당 40만원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톤당 60만원선이선 후판 가격은 현재 105~115만원까지 올랐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후판 가격을 대폭 올린만큼, 올해 상반기엔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철강업계는 연말부터 철광석 가격이 반등한 만큼 지난해 하반기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조선사와 후판 가격을 협상하고 있으며,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