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내정자. (사진=포스코홀딩스)
건설산업 위기 속에서 4년 만에 포스코이앤씨의 새 리더십이 탄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업계에 불어닥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라는 태풍을 헤쳐나갈 적임자로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낙점했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내정자는 한성희 사장 체제에서 장기간 늘렸던 주택사업 수주 물량 관리와 함께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기업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홀딩스가 정기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사단장 인사를 단행해 포스코이앤씨의 새로운 사장으로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선임했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이후 1987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포스코 원료구매실장, 경영전략실장, 포스코강판(현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및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초까지는 포스코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동하는 등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으로 꼽힌다.
전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다.
포스코이앤씨는 한성희 사장 부임 이전인 2019년 말 수주잔고가 31조5323억원이었으나 2021년말에는 35조6550억원, 이듬해 말에는 38조6895억원으로까지 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수주 잔고도 37조7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주고가 크게 늘어난 시점은 한 사장 부임 이후 도시정비사업 등 건축사업 분야 확장 시기와 일치한다. 한 사장은 2020년 2조4350억원의 도시정비수주 실적을 낸 이후 이듬해에는 4조21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그해 수주 실적을 포함해 3년 연속 4조원 이상을 넘겼다.
한 사장 체제에서 포스코이앤씨는 '더샵'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출범 등 주택사업 성과를 냈다. 그러나 최근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 필요성이 나오는 시점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10조1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가 늘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10조원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수익성 악화로 의미가 다소 빛을 바랬다. 지난 2021년 연간 영업이익률이 5.4%를 넘겼으나 지난해에는 2.0%까지 낮아졌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의 영향이다.
전 내정자는 이 같은 포스코이앤씨의 늘어난 수주물량의 수익성 관리와 함께 주택사업 수주 전략도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와 올해 공격적인 수주 전략으로 비교적 낮은 공사비를 제안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으나 이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사업에서 다양한 금융지원과 저렴한 공사비 등을 내세우면서 수주 경쟁을 벌였다"면서 "수익성에 집중하기보다는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내정자의 또다른 과제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미래사업 역량 강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포스코건설에서 사명을 바꾼 뒤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가치를 실현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끝없이 업(業)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룹에서 '2050 수소 700만톤 생산' 계획을 밝힌 만큼 이에 대한 지원을 위한 수소 플랜트 건설 역량 강화 및 이차전지 소재 산업플랜트 분야 확장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내달 21일 이사회를 통해 전 내정자를 공식 선임한다. 다른 포스코그룹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임기는 1년이다. 매년 재신임 절차를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