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론칭된 액션슬래시 '패스오브엑자일2'.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4분기 최대 기대작, 그라인딩기어게임즈(GGG)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패스오브엑자일2(POE2)'가 마침내 선을 보였다. 전작의 재미를 계승하고, 이를 한층 발전시킨 'POE2'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지난 7일 얼리 억세스(앞서 해보기)로 전 세계 출시된 'POE2'는 지난 2013년 GGG가 선보인 핵앤슬래시 게임 '패스오브엑자일(POE)'의 정식 후속작이다.
전작은 '다이블로' 시리즈와 같은 핵앤슬래시 장르를 택했으나, 이번 작품은 액션슬래시로 장르가 바뀌었다. 액션에 치중해 보다 다채로운 전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달라진 개발사의 방향성을 입증하듯 'POE2'에는 '구르기', 키보드 'WASD'키를 활용한 조작이 더해졌다. 특히 '구르기' 기능은 어떠한 쿨타임이나 소모값이 요구되지 않으며, 스킬 시전 중에도 자유로운 회피가 가능했다. 또 모션을 캔슬해 다양한 콤보를 시험할 수 있었고, 그만큼 전투의 몰입감이 배가됐다.
'poe2'의 보스전. 장판기 등 다양한 패턴을 구사한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POE2'는 필드에서 잡몹들을 사냥하다 마주치는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개발사의 장인 정신과 같은 집요함이 느껴졌다. 단순히 정해진 패턴에 맞춰 공격을 하는 것을 넘어, 보스가 직접 필드 기물과 상호작용하며 다채로운 패턴을 구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게임 내 준비된 수십 가지의 디버프마다 보스에게 각기 다른 모션이 마련된 것을 확인했을 때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에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게임의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높았다. 필드의 일반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에도 아차 한 순간 물량에 둘러쌓이면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 더욱이 보스전의 '초견' 클리어는 불가능했다. 각 패턴의 회피 타이밍을 익히는 과정이 요구됐고, 최소 한두번 이상 재도전하며 플레이어 스스로가 성장해야 했다.
그럼에도 게임이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소울라이크'와 '어드벤처' 장르의 장점을 취한 만큼,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이후 보스전의 기대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며 세계관을 익히고, 조작에 익숙해지는 일련의 과정이 물 흐르듯 이루어졌다.
스킬 젬을 장착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POE2'는 전작에 비해 직관적으로 변한 스킬 시스템이 특징이다. 스킬 젬을 슬롯에 장착하기만 하면 되며, 재화를 활용해 각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스킬 간 시너지도 존재한다. 일례로 '머서너리' 클래스의 '냉기 화살'로 그로기 수치를 쌓고, 적이 얼어붙으면 가까이 다가가 '산탄 화살'로 강력한 대미지를 넣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게임에는 수백 가지의 스킬이 존재한다. 가이드 시스템에 따라 정해진 빌드를 따라갈 수도 있으나, 숙련도에 따라 자신만의 빌드를 정립할 수도 있다.
'POE2'의 패시브 스킬.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우주를 형상화한 듯한 패시브 스킬 시스템도 'POE2'만의 장점이다. 플레이어는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공격속도 증가', 'HP 회복' 등 다양한 패시브를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각 클래스의 특성, 액티브 스킬에 맞춰 스킬 트리를 완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단점도 명확하다. 액션슬래시로 변화한 만큼 수많은 적을 호쾌하게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시의 손맛은 줄어들었으며, 후반부 파밍을 진행할수록 잡몹 구간은 숙제처럼 느껴졌다. 보스전 역시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져 클리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도전 자체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이러한 부분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장은 스토리를 진행하며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엔드 스펙에 도달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는 고티어 장비를 수급하기 위한 반복작업이 요구되며, 전작의 빠른 속도감을 기억하는 플레이어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 동시접속자 57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스팀DB 갈무리)
그럼에도 'POE2'는 대체제가 없는 만큼 앞으로도 상당한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최소 3만3000원의 사전 구매 패키지가 필요함에도, 최대 동시접속자 57만명을 돌파하고 스팀 글로벌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는 국내 이용자를 제외한 성과로, 장르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개발사 역사 상기한 단점을 인식하고 다양한 패치를 예고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시즌제로 운영해 매 시즌마다 '소프트리셋'을 진행, 도전과 성장의 재미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아직 전체 스토리 중 절반 분량의 콘텐츠만 제공되고, 스토리가 끝나더라도 약 6종의 엔드 콘텐츠들이 준비됐다. 특히 개발사 특유의 장인 정신에 전작으로 쌓은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도 충분한 만큼, 향후 정식 서비스 역시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