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신작 '인조이'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크래프톤이 '심즈' 시리즈의 아성을 뛰어넘을 야심작 '인조이'로 새로운 장르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조이'는 오는 28일 스팀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은 언리얼엔진5를 활용한 뛰어난 그래픽을 배경으로, 이용자가 마치 신과 같이 게임 내 캐릭터 '조이'의 행동을 조작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직접 플레이해본 '인조이'는 크래프톤의 그간 쌓아온 개발 역량, AI 기술력이 돋보이는 게임이었다. 특히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를 깊게 파고들어본 적 없는 초심자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들이 눈길을 끌었다.
'인조이' 커스터마이징 기능. (사진=인게임 갈무리)
■ 원하는 인생을 살아보자...AI 캐릭터, 3D 프린터 기능 '눈길'
'인조이'의 가장 큰 특징은 방대한 '자유도'다. 게임을 시작한 뒤 커스터마이징 창에서부터 높은 자유도가 느껴졌다. 연령대부터 얼굴, 체형, 의상, 성격 등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게임 내에서 기본으로 지원하는 의상 선택지만 약 40여 종에 달하며, 향후 모드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여지도 남겨뒀다.
얼리 억세스 버전 기준 선택 가능한 도시는 '도원', '쿠칭쿠', '블리스베이' 3곳이다. '도원'은 한국의 대도시를 연상시키는 평행 우주 속 마을로, 한류 문화를 비롯한 예술, 문화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다. '쿠칭쿠'는 인도네시아의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바닷에 접한 도시다. '블리스베이'는 놀이공원 등 볼거리가 가득한 미국 해안 도시를 배경으로 삼았다.
여기까지가 기존 '심즈' 시리즈와 비슷한 결이었다면, 도시를 선택한 뒤부터 '인조이'만의 차별점이 드러난다. 가장 큰 특징은 조작 방식이다. '심즈'가 마우스 클릭 이동 방식이라면, '인조이'는 wasd키를 활용한 키보드 조작을 택했다. 이를 통해 훨씬 직관적이고 높은 몰입도를 느낄 수 있었다.
게임 내 설정에서 '스마트 조이'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또 길거리의 캐릭터들 역시 각자 개별적인 성격과 행동 패턴을 지녔다. AI로 구현한 CPC(Co-Playable Character, 협동가능한 캐릭터), 일명 '스마트 조이'다. '스마트 조이'는 캐릭터에게 성격과 가치관을 이용자가 문장으로 설정해 주면, 캐릭터가 이를 토대로 행동하는 AI 기능이다.
예를 들어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는 문장을 입력했다면, 해당 캐릭터가 도시 내 공원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공연을 진행한다. 또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높아 말하기를 좋아한다'고 설정하면 길거리에서 여러 사람들과 수다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조이' 속 길거리의 모습.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그 외에도 눈길을 끈 건 고품질의 그래픽이다. 게임 내 건물, 차량, 가구 등 배경은 물론, 캐릭터 디자인 역시 흠잡을 데 없이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특히 캐릭터는 얼굴형 등 대부분의 요소에 실사 표현이 잘 구현돼 있어 몰입에 어색함이 없었다.
이용자가 직접 무대를 만들어 다양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스튜디오' 기능도 마련됐다. 제공되는 건물 틀을 기반으로 방의 구성, 내부 장식 등을 하나하나 지정해 나만의 집을 만들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는 게임 외부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3D 모델로 구현해주는 3D 프린터 기능을 만나볼 수 있었다. 게임 내에서 제공되는 기본 가구만큼 높은 퀄리티는 아니었지만, 나만의 소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콘텐츠였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보다 높은 완성도를 기대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 높은 사양 발목 잡을 수도…미완성 콘텐츠는 '아쉽'
다만 최적화가 '인조이'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기본 권장 사양보다 높은 RTX 4060 그래픽카드에서도 렉이 자주 발생했으며, 공원 등 일부 지역에서는 그래픽 옵션을 낮춘 상태로 플레이해야 원활한 이동이 가능했다.
특히 AI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스마트 조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끊김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크래프톤이 밝힌 '스마트조이' 시스템의 권장 사항은 ▲AMD 라이젠7 7600(CPU) ▲16GB(램)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SUPER(그래픽카드)다. 대다수 게임 이용자들의 스펙이 이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적화까지 숙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기대했던 학교나 병원 등 일부 콘텐츠들은 구현되지 않은 상태다. 관련 직업들 역시 출퇴근만 가능하고, 맵에서 아예 사라져 조작이 불가능하다.
물론 '인조이'는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이며, 크래프톤 역시 해당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실망하기엔 이르다. 크래프톤은 정식 출시 전까지 모든 업데이트와 DLC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총평을 내리자면, '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를 즐겨왔다면 쌍수를 들고 반길 만한 작품이다. 특히 장르 초심자를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공을 들인 지점이 곳곳에 느껴졌다. 추후 업데이트로 아쉬운 지점들이 보강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