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철근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이 국내 최대 철근 생산기지인 인천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업계 1위 생산자가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셧다운’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동국제강은 7월부터 8월 사이 약 한 달간 인천공장 전체 공정을 정지한다고 26일 밝혔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톤의 철근 생산 능력을 갖춘 단일 기준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 공장이다.
이번 중단은 단순한 정비나 공정 조절이 아닌 공장 전체 셧다운이다. 동국제강 측은 “국내 철근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과잉 속에 건설 경기 위축으로 수요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여름철 전기료 할증,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시장에서는 철근 유통가격이 한계 원가 이하로 하락하며 생산자 간 출혈 경쟁이 심화돼 왔다. 동국제강은 “지속적인 저가 경쟁은 생산자 전체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선제적으로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약 20만톤 규모의 철근 공급이 시장에서 빠질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6월까지 인천공장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유지한 뒤 순차적으로 정지에 들어간다. 다만 사전 수주물량은 기존 재고를 활용해 차질 없이 공급할 예정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8월 시장 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만약 공급과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단 기간 연장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며 “과잉재고 및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라고말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야간 조업을 제한하며 가동률을 60%로 낮춘 데 이어 올해 초에는 50%까지 축소한 바 있다. 이후에도 최적 생산 전략과 선별 출하 등으로 수급 안정을 위해 대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