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물산 사옥.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조220억원, 영업이익 753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1조50억원) 대비 9830억원 줄었다. 다만 전분기(9조7370억원)보다는 2850억원 증가해 두 분기 만에 10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9000억원)보다 16.3% 줄었으나, 전분기(7240억원)보다는 290억원 증가해 소폭 반등했다.

■ 문제는 건설부문…영업익 '반토막' 부진

문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이다. 이번 사업별 실적에서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은 3조395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9150억원) 대비 30.9% 줄었다. 영업이익도 1180억원으로 58.3% 감소했다.

이는 하이테크 프로젝트 종료와 주택부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실적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3조6200억원에서 2250억원 줄었고, 영업이익은 1590억원에서 410억원 감소하며 전 부문 가운데 가장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 다른 건설사 대비 수익성 약세…HDC·현대건설과 대조적

같은 기간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비교하면 삼성물산의 건설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2분기 매출 7조7207억원, 영업이익 21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0.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47.3% 증가하며 수익성을 회복했다. 에너지·인프라 등 신사업 부문 성장과 덩치의 장점을 살린 결과라는 평가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3.7%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매출 1조1632억원, 영업이익 80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6.9%에 달했다. 자체사업 비중 확대와 원가율 개선과 핵심 정비사업 수주 효과가 반영된 구조다.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대우건설은 2분기 매출 2조2733억원, 영업이익 822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430억원) 전환됐지만,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2335억원으로 수익성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 삼성물산 비건설 부문, 실적 방어

건설 부문 부진 속에서도 상사 부문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냈다. 매출 3조776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70억원, 80억원 증가했다. 비료 및 철강 트레이딩 물량 확대와 미국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이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패션 부문은 매출 510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년(520억원) 대비 36.5% 줄었다. 국내 소비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리조트 부문은 매출 1조510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증가했지만, 이상기후로 인한 레저수요 감소로 영업이익은 120억원 줄었다. 다만 전분기 영업적자(-120억원)에서 흑자 전환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 하반기 건설 회복 가능할까…UAE 등 글로벌 원전시장 공략

삼성물산은 하반기에도 건설부문에서의 수익성 회복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주택부문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확대와 고수익 사업 다양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도 최근 UAE 원자력 공사와 손을 잡는 등 글로벌 원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