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국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을 합쳐 총 2만5699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 송파구 롯데건설 '잠실 르엘'을 시작으로 강남권 청약 시장이 6·27 대책 이후 처음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 7월 분양한 롯데건설 르엘 리버파크 센텀 갤러리 모습. (사진=롯데건설)

4일 직방에 따르면 8월 전국에서 일반분양 1만8925가구를 포함해 총 2만5699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전년 동월(2024년 8월)의 1만6266가구(일반분양 1만962가구)보다 각각 약 58%, 73% 증가한 규모다.

특히 서울에서는 하반기 최대 기대 단지로 꼽히는 '잠실 르엘'이 청약 일정을 시작한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총 1865가구 중 216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전용 74㎡ 분양가는 약 18억원 수준으로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7억~10억원가량 낮아 '로또 분양'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후분양 단지인 만큼 공정률이 높아 잔금 마련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정부의 6·27 대책 이후 첫 분양 단지로,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은 12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자금 부담이 커진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8월 주요 분양 예정 단지. (자료=직방)

수도권에서는 GS건설이 시공하는 '철산역자이(광명시, 2045가구)'와 '안양자이헤리티온(안양시, 1716가구)'이 대규모 물량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탑석푸르지오파크7(의정부시, 935가구)'을 통해 공급에 나선다. DL이앤씨는 인천 서구에서 '엘리프검단포레듀(669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천안아이파크시티2단지(충남 천안시, 1222가구)', 포스코이앤씨의 '더샵신문그리니티2차(경남 김해시, 695가구)', 한화건설의 '한화포레나울산무거(울산, 816가구)',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서면써밋더뉴(부산, 919가구)' 등 대형 건설사의 공급이 집중된다.

7월 분양시장은 대출 규제로 위축이 우려됐지만 실제로는 2만9567가구 중 2만2887가구(실적률 77%)가 분양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수도권에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들이 시세 대비 경쟁력을 갖춰 청약 흥행을 이끌었다. 지방에선 비규제 지역의 장점과 브랜드 희소성을 갖춘 단지들이 실수요자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8월 분양시장 역시 자금조달 환경과 규제 수준에 따라 단지별로 청약 성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나 대출 한도 내 수요 대응이 가능한 단지는 청약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지만, 고분양가이거나 금융부담이 큰 단지는 청약 관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6·27 대책 이후 청약시장에서 분양가와 자금 조달 조건이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며 "건설사들도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일정 조정이나 분양 전략 재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전체 분양 물량이 축소될 여지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전반은 여전히 신중한 흐름 속에 있지만 수요자들은 입지, 가격, 브랜드, 규제 여부 등 다양한 조건을 면밀히 분석하며 선택적으로 청약에 나서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