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투지바이오가 장기지속형 미립구 플랫폼 ‘InnoLAMP’의 임상1상 결과를 공개하며 “약물 방출을 정밀 제어할 수 있다”는 주장을 데이터로 뒷받침하려 하고 있다. 치매치료제 후보 ‘GB-5001’과 비마약성 수술 후 통증치료제 후보 ‘GB-6002’에서 약동학(PK) 지표를 통해 장기 방출 특성과 재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약물이 체내에서 언제, 얼마나 오래, 어떤 속도로 방출되는지 설계대로 구현됐는지다.

GB-5001은 경구 도네페질(아리셉트)을 월 1회 근육주사 제형으로 전환한 파이프라인이다.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남성 50명을 대상으로 70mg·140mg·280mg 단회 투여해 경구 도네페질과 PK·안전성을 비교했다. 결과는 ‘시간을 늘린’ 그래프다. 경구제는 투여 후 수 시간 내 최고혈중농도(Tmax)에 도달하는 반면, GB-5001은 투여 후 약 25~34일 시점에 최고농도에 도달했다. 반감기도 경구제 대비 3~4배 이상 길었다. 지투지바이오는 이를 근거로 1회 투여로 한 달간 안정적 약효 유지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용량 증가에 따라 AUC와 최고혈중농도가 비례해 선형성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없었고, 주사부위 반응 등 경미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약력학 지표로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AChE) 억제 효과가 평균 37% 수준으로 지속됐다고 제시했다.


GB-6002는 국소마취제 로피바카인 기반의 서방형 주사제로, 수술 후 수일간 통증을 1회 주사로 관리하는 가능성을 겨냥한다. 탐방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남성 40명을 대상으로 150mg·300mg·450mg 증량 투여해 위약·활성대조군과 비교했다. 대조군이 0.5시간 내 Tmax에 도달한 반면, GB-6002의 Tmax 중앙값은 24시간이었다. Cmax는 대조군 대비 7~44% 수준으로 낮아 초기 급격한 혈중농도 상승을 줄였다는 평가가 붙었다. 반면 총 노출량(AUClast)은 86~199%로 유사하거나 더 높게 유지됐다. 고용량 450mg에서도 SAE 없이 안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데이터가 의미를 갖는 대목은 ‘지속기간을 늘리면서도 급격한 피크를 낮추는’ 약물전달의 전형적 과제를 PK 지표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InnoLAMP는 독자적 막유화법과 연속 용매 제거 기술로 균일한 미립구를 생산해 고함량 약물 탑재와 대량생산을 동시에 노린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베링거인겔하임 등과 비만·당뇨, 알츠하이머, 수술 후 통증 등 다양한 적응증에서 적용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임상1상은 어디까지나 ‘건강인에서의 PK·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진 단계다. 치매 환자군에서의 인지기능 개선 같은 임상적 유효성, 장기 반복투여에서의 안전성(면역반응, 주사부위 조직 반응, 축적 가능성), 실제 상업 규모에서의 배치 간 재현성은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방송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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